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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상승 계기 없는 시장, 조금씩 후퇴를

등록 2011-12-18 18:59

이종우의 흐름읽기
지난달 말에 주가를 150포인트나 끌어올린 원동력은 두 가지다.

하나는 유럽 정상회의. 정상간 모임을 통해 이탈리아 채권금리가 7%를 넘고 다수 국가의 신용 등급이 강등되는 혼란상이 정리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하나는 수급. 프로그램과 기관 매수가 유입돼 주가를 끌어올렸다. 특히 프로그램의 영향이 컸는데 11월28일 이후 거래일수 9일 동안 5조9000억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프로그램이 외상 매매와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매도로 바뀔 수 있는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유입 당시에는 강한 상승 동력이 됐다.

같은 시간 기관투자자도 3조원 가까이 주식을 사들였다. 연기금의 경우 25일이 넘게 순매수를 지속해 2000년에 기록했던 24일 연속 순매수의 기록을 깼다. 기관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선 것은 그동안 시장 대응이 미숙했기 때문이다. 8월 주가 하락을 겪은 뒤 9월부터 기관투자자들이 주식 비중을 낮추기 시작했는데 한창때에는 펀드로 들어오는 자금의 집행을 미룰 정도로 방어적인 전략을 구사했다. 10월 중간 반등을 거쳐 지지선이 확보됐다는 확신이 들면서 매수에 나서기 시작했는데 그 수요가 11월에 몰렸다.

앞으로 기관 순매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비축해 놓았던 자금을 많이 사용해 여력이 줄어든데다, 주가 상승에 대한 확신이 약해지고, 매수 종목이 마땅치 않은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코스피가 1900 이상을 기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종목 역시 삼성전자 주가가 높아져 대형주 중에서 매수할 만한 대상이 없어졌다고 보고 있다. 제약 요인이 늘어날수록 기관투자자의 매매가 소극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수급만 놓고 보면 지금은 주가가 바닥을 향해 내려가던 10월보다 상황이 안 좋다. 기관의 매수 여력이 줄어든데다 외국인 매수가 들어올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외국인 매매를 결정하는 요인을 분석해 보면 선진국 시장 동향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는데 당장 국외 시장이 좋아질 상황이 아니다.

올해는 약세로 시장을 마무리할 것 같다. 시장을 움직일 만한 이벤트가 없고, 경제와 기업 실적도 그저 그렇다. 주가는 매력적일 만큼 낮은 수준이 아니고 여기에 수급 약화가 겹치면서 시장이 기댈 부분이 사라졌다. 아쉽지만 조금씩 후퇴하면서 올해를 마무리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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