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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유럽 재정위기 신흥국 증시 직격탄

등록 2012-01-01 21:31

중국·인도 등 20% 넘게 떨어져
미국은 상승…원유값 크게 올라
2011년은 돈 굴리기가 매우 힘든 한해였다. 하반기에 전세계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변동성이 어느 해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마저 세계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진 지난해 8월 이후 공포를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가격이 급락했다. 국제금값은 지난해 8월22일 온스당 1900달러를 찍으며 연초 대비 30%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걸으며 연간 8.4% 수익에 만족해야 했다.

주요 원자재 중에선 원유의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 서부텍사스유(WTI)가 9.1% 상승했고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17%나 뛰어 물가에 큰 주름살을 안겨줬다. 반면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산업용 금속인 구리 가격은 24%나 폭락했다.

세계 주식시장은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평균 9%대 하락률을 나타냈다. 선진국보다 신흥국 증시가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아르헨티나 주가는 31% 떨어졌고 위기의 진원지 그리스의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그나마 미국이 연말 경제지표 회복세에 힘입어 다우지수가 6.1% 상승해 체면을 지켰다. 재정위기에서 점차 회복중인 아일랜드와 2009년 이후 성장률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인도네시아도 연초 대비 주가가 플러스를 기록했다. 한국의 코스피는 11% 떨어졌지만 상대적으로 선방해 세계 49개 나라 증시에서 11위를 차지했다.

중국과 인도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에게도 속쓰린 한해였다. 중국과 홍콩, 인도 증시는 지난 한해 모두 20%가 넘게 떨어졌다.

국내 채권에 투자한 경우 물가를 고려하면 마이너스 수익이지만 주식보다는 나았다. 지난 한해 국고채(3년) 금리는 3%대 초반에서, 회사채(AA-) 금리는 4%대 초반에서 큰 변동 없이 움직여 금리 수준의 수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새해에도 주식과 원자재 같은 위험자산을 운영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 재정위기가 지속되면서 세계 경기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과 원유 등 원자재는 경기 상황 외에도 수요와 공급 요인에 따라 가격이 움직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높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이탈리아 등 유로존 재정위기 국가의 금리와 미국 달러가치의 움직임을 잘 살펴가면서 투자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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