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선(43·왼쪽 사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민수아(41·오른쪽) 삼성자산운용 펀드매니저
10대 증권사 연구원의 25%가 여성
리서치센터장·주식운용본부장 배출
리서치센터장·주식운용본부장 배출
금융투자업계에서 ‘486 여성’ 바람이 거세다.
남성이 압도적이었던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 분야에서 여성의 비중이 늘고, 스타급 여성 연구원들의 기관투자가 세미나는 초만원을 이룬다. 지난해 8월 선진국 재정위기 이후 날을 새고 주말에도 출근하는 높아진 노동강도 속에서도 여성 애널리스트들은 치밀한 정보분석력을 앞세워 약진하고 있다. 7~8년 전까지도 여성 연구원은 5%가 안 될 정도로 적었지만 이젠 담당 업종도 의류나 화장품에서 조선·건설까지 영토를 넓히며 남성 동료를 위협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국내 10대 증권사 리서치센터 소속 연구원 558명 가운데 여성은 140명(25.1%)으로 4명 중 1명꼴이다. 한국투자증권(35.2%), 미래에셋증권(33.3%), 삼성증권(31.1%)은 여성 비율이 30%대를 넘어섰다.
중소형 증권사인 토러스투자증권은 27명의 연구원 중 리서치센터장 등 10명(37.0%)이 여성이다. 이원선 센터장(43·왼쪽 사진)은 현직 리서치센터장 중 유일한 홍일점으로 증시 전반을 데이터로 분석하는 계량분야의 ‘베스트 애널리스트’ 자리를 석권했다. 베스트 애널리스트는 펀드매니저들의 투표로 뽑는다. 이화여대 경영학과 석사 출신인 이 센터장은 기관투자가 대상 강연을 매일 4~5차례 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이 센터장은 “조그만 정보라도 놓치지 않고 분석하며 단기 대응보다는 장기 전략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펀드를 굴리는 자산운용업계에도 ‘여풍’이 뜨겁다. 현재 국내 자산운용사 공모펀드 매니저 590명 중 여성은 90명으로 15%를 넘어섰다. 2010년 1월 10.2%보다 많이 높아졌다. 지난 16일 삼성자산운용은 주식운용본부장에 민수아 펀드매니저(41·오른쪽)를 전격 발탁했다. 민 본부장은 “주식 운용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여성 펀드매니저가 거의 없어서 기업 탐방을 나가면 주목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오로지 실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어 되레 편안하다”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