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우의 흐름읽기]
주가가 급등을 멈추자마자 약세로 기울었다.
연초 시장도 지금 시장과 유사한 형태였다. 차이가 있다면 지금이 당시보다 100포인트가량 낮은 상태에서 상승을 끝냈다는 정도다. 당시에도 외국인 매수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구실을 했다. 외국인이 두 달에 걸쳐 5조원 이상 주식을 사들였고, 매수가 처음 시작되는 시점에 주가가 집중적으로 올랐다. 악재가 약해지면서 상승이 시작된 점도 비슷하다. 그리스의 국가부도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주가가 떨어졌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다시 상승했다.
경기가 주가를 제약하는 구실을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초와 최근 시장은 더욱 유사해진다. 현재 주가는 경제 상황에 비해 상당히 높은 상태다. 과거에는 경기가 바닥까지 떨어지는 상황이 되면 주식시장 역시 고점에서 40% 넘게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고점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데, 그만큼 높은 주가에 대한 부담이 생겼다고 봐야 한다. 지난 한달간 외국인 매수에 의해 주가가 크게 상승한 점도 걱정되는 부분이다. 경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주가가 단기 급등할 경우 유동성의 역할이 제한될 수 있다.
경제지표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주가가 고점에서 옆으로 밀리는 게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그림이다. 주가가 유지되느냐는 돈의 힘이 얼마나 세냐에 좌우되는데, 외국인이나 기관의 매수가 약해질 경우 주가가 예상외로 크게 하락할 수 있다.
8월 상승을 포함해 올 들어 주가가 두 번 올랐다. 경제가 좋지 않은 걸 고려하면 시장이 일방적인 약세는 아니었다. 3분기는 그럭저럭 버티겠지만 4분기 들면 상황이 지금보다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9월까지는 유럽 위기 국가의 채권 만기가 많지 않지만, 10월부터는 그 양이 늘어난다. 경제 정책도 마찬가지다. 기대와 달리 미국이 3차 ‘양적 완화’를 시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1·2차 완화 정책이 실물 경제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학습효과 외에 금리가 너무 낮다는 점이 정책 시행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시장이 한계에 부딪친 이상 다시 약해질 수 있다. 유동성의 역할을 고려할 때 1800포인트 밑으로 내려가기 힘들어 당분간 시장은 200포인트가 안 되는 좁은 폭 내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주도주를 형성했던 연초와 달리 산발적인 종목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의 상하단이 제한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런 현상이므로 순응하고 투자 전략을 짜는 것이 바람직히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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