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1위 증권사…본계약 체결
지분 27% 약 1250억원에 매각
지분 27% 약 1250억원에 매각
대만 위안다증권이 동양증권을 인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만 위안다증권은 이날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가 보유한 동양증권 지분 27.06%를 사들이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본계약 체결 뒤 오는 1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유상증자 안건을 의결하고 다음달 금융당국의 허가까지 나면 모든 매각 절차가 마무리된다”고 밝혔다. 인수 가격은 약 1250억원 수준이다. 위안다증권은 지난달 25일 본입찰에서 1250억원을 써냈다. 동양증권 지분 가치 700~800억원 정도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가격이다.
동양증권은 사기성으로 의심받은 동양그룹 계열사의 기업어음(CP) 판매로 위기를 겪은 바 있다. 그룹의 기업어음 판매 창구 노릇을 했던 동양증권은 지금은 그룹에서 떨어져나왔지만 투자자 이탈로 지난해 3400억원 가량의 적자를 내 벼랑 끝에 내몰렸다. 인수자를 찾는데 사활을 건 동양증권이 찾아낸 새로운 대주주가 대만 위안다증권이었다.
위안다증권은 대만 금융전문 위안다그룹 계열사로, 대만 증권업계 1위 업체다. 지난해 10월 동양증권 매각설 확산 뒤 실사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였다. 위안다증권은 지난 2004년에 옛 엘지(LG)투자증권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실패한 전력이 있다. 서명석 동양증권 사장은 “위안다증권이 동아시아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인수에 나선 것 같다”며 “위안다증권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동양증권과 매각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14일 주주총회에서 동양증권이 신주 7142만8000여주를 발행해 제3자배정방식으로 인수자에게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신주 발행 가격은 2100원으로 액면가의 42% 수준으로 시가보다 싸며, 위안다증권이 증자에 참여하면 50% 이상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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