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이 10거래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코스피가 마이너스 수익률로 올해를 마감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해 폐장일 코스피 종가가 직전연도 마지막 거래일의 종가를 밑돌아 연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사례는 올해를 제외하면 최근 10년래 단 두 번뿐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의 최종 매매거래일(폐장일)은 이달 30일이며, 다음날인 31일은 휴장한다.
성탄절 휴장까지 고려하면 올해 매매거래일은 이날까지 포함해 모두 8거래일 남았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2013년 12월 30일)의 코스피 종가는 2,011.34이며, 이날 코스피는 1,897.50으로 거래를 마쳤다.
따라서 코스피가 올해 플러스 연간 수익률을 내려면 남은 7거래일 동안 113.84포인트(6.00%) 이상 급등해야 한다.
앞서 지난 2004년부터 작년까지 최근 10년 동안의 코스피 연간 수익률을 살펴보면 마이너스를 기록한 해는 2008년과 2011년 두 번뿐이었다.
지난 2008년 최종거래일의 코스피 종가는 1,124.47로 2007년 최종거래일 종가(1,897.13) 대비 40% 이상 떨어진 채 마감했다.
2011년 코스피 종가는 1,825.74로 직전연도 최종거래일 종가(2.051.00) 대비 약 11% 하락하며 한해를 마쳤다.
이 두 해를 제외한 나머지 해에는 코스피가 모두 상승세로 마감했다.
특히 지수는 2004∼2007년 동안 4년 연속 플러스 연간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이 기간 코스피는 810.71(2003년 종가)에서 1,897.13(2007년 종가)으로 약 134% 오르기도 했다.
올해 코스피가 박스권을 뚫지 못하고 하락 마감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는 연말 대외 악재들이 겹치며 '산타 랠리' 기대감이 사실상 소멸됐기 때문이다.
지난 7월만 해도 코스피가 이른바 '최경환 효과'에 힘입어 장중 2,093.08을 찍으면서 지수가 새로운 심리적 저항선인 2,100선을 돌파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박스권 돌파 기폭제가 마땅히 없자 지수는 9월 중반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3분기 기업실적 부진, 달러 강세·엔화 약세, 외국인 매도세 등 악재가 맞물리며 지수 하락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코스피가 지난달 말에 2,000선 턱밑까지 잠시 올라오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예상 밖의 대외 악재들이 돌출하며 연말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미국과 산유국 간의 에너지 주도권 쟁탈전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브렌트유·두바이유 등 3대 유종의 가격이 모두 배럴당 6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최근 유가 하락은 디플레이션 우려와 러시아 금융시장 혼란을 부추기며 위험자산인 주식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외국인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섰는데, 이 기간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규모는 2조8천400억원에 달한다.
백윤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중반 재개됐던 외국인 순매수가 최근 다시 순매도로 전환했다"며 "유가 하락·러시아 경제 불확실성·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결과 등 이벤트가 겹쳐 외국인 수급 여건이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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