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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고점 돌파, 1분기 기업 실적에 달렸다

등록 2015-04-02 20:06수정 2015-04-02 21:40

이종우의 흐름읽기
1분기 세계 주식시장의 주역은 유럽과 아시아였다. 독일 주가가 21% 올랐고, 일본과 중국 시장도 10% 넘게 상승했다. 반면 미국은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나스닥은 그나마 나았지만 다른 지수는 한 분기 동안 하락하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로 취약한 모습이었다. 미국의 견인력이 약해지면서 시장의 중심이 미국 이외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주가 상승은 경제나 기업실적이 제일 좋은 곳에서 시작되지만, 고주가로 인해 가격 부담이 생길 경우 매기가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미국 시장이 몇 년에 걸쳐 상승하면서 가격의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고 투자자들이 다른 대안을 찾아 나선 것이다. 여기에 유럽의 양적 완화와 중국의 경기 부양대책처럼 지역 전체에 영향을 주는 재료가 더해지면서 이동 속도가 빨라졌다.

같은 기간 우리 시장은 6%의 상승을 기록했다. 절대 수익이 발생했다는 점에선 의의가 있지만, 주변 국가와 비교하면 만족스러운 결과가 아니다. 글로벌 주가 상승을 촉발한 요인이 우리 시장에 제대로 흡수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1분기는 다른 어떤 때보다 시장 여건이 좋았다. 선진국 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투자 심리도 강해 하루 1~2% 정도의 상승은 어렵지 않게 소화해 낼 수 있을 정도였다.

이렇게 상승 여건이 두루 갖춰지고, 주가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시장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건 내부 에너지가 취약했기 때문이다. 지난 2년 동안 국내 기업 실적은 상당히 줄어들었다. 매 분기 사상 최고 이익을 경신한 미국과 비교된다. 경제 지표 흐름을 감안할 때 당분간 개선 가능성도 크지 않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주가를 받치는 힘이 강하지 않다는 의미가 된다. 물론 이익이 정체되더라도 주가가 오를 수 있다. 최근 일본과 중국 시장이 좋은 예인데, 이익이 2010년 초 정도에 머물러 있지만 주가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주가가 과거 실적만으로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낮을 때에 나오는 반응이어서 지금 우리 시장과는 맞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1년 전만 해도 일본과 중국 시장은 최고치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우리 시장은 2012년 이후 둘 사이의 격차가 10%를 넘은 적이 없다. 이렇게 주가가 높은 상태에서는 새로운 힘의 보강을 통해서만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1분기 실적이 중요하다. 이익 증가가 시장의 예상을 넘을 경우 고점을 뚫을 수 있는 힘을 얻을 것이다. 시장 여건이 최고 상태인 걸 감안하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반면 이익 규모가 작년 하반기 수준에 그칠 경우 고점 경신은 고사하고, 현재 주가를 유지하는 것조차 힘들어 질 수 있다. 가장 좋은 여건에서도 주가가 오르지 못했다는 건, 상황이 나빠질 경우 하락이 심해질 수 있다는 의미도 될 수 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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