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버스 ETF에 일주일간 1100억 유입
올해 대차거래 잔고 14조 가까이 늘어
올해 대차거래 잔고 14조 가까이 늘어
최근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하락 장세에 대비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내는 상품들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주식시장에서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지수가 내려가면 수익을 올리도록 설계된 ‘코덱스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다. 지난 20일까지 개인은 이 상장지수펀드 281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올초만 해도 2240억원대(1월2일 기준)였던 이 펀드의 순자산은 이달 20일 6926억원대로 늘었다. 3년 8개월만에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돌파(4월14일)한 이후, 일주일 간 들어온 자금만 1100억원에 이른다. 총 자산규모가 62억원인 ‘킨덱스 인버스 상장지수펀드’에도 최근 한 달 간 27억원가량의 자금이 유입됐다.
지수 하락에 이득을 보는 개별 펀드(베어마켓펀드)들에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순자산이 902억원인 ‘케이비(KB)스타코리아리버스인덱스A-EU’에는 3월에 415억원, 이달에도 20일까지 309억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삼성코스피200인버스인덱스1’에도 3월 31억원, 4월(1~20일) 16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김남기 삼성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팀장은 “코스피가 상승했지만, 기업이익이나 경제성장률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으므로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보는 개인 투자자들이 하락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투자자들이 투자하도록 주식을 빌려준 내역인 대차거래 잔고도 늘었다. 올초 42조6172억원 수준이었던 대차거래 잔고는 지난 20일 기준 56조286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주식을 빌려 투자(대차거래)하는 이들은 주가 하락을 예상해, 일정 수수료를 내고 주식을 빌려 판 뒤(공매도) 주가가 하락하면 되사서 갚고 시세차익을 얻는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대차잔고가 늘면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투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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