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금 다음달부터 1억원으로
비상장 주식 거래 게시판 27일 운영
거래단위 낮춘 미니상품 7월 출시
기업 상장절차도 6월부터 간소화
비상장 주식 거래 게시판 27일 운영
거래단위 낮춘 미니상품 7월 출시
기업 상장절차도 6월부터 간소화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벤처·창업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에 대한 개인투자와 상장 문턱이 확 낮춰진다. 현재는 개인이 코넥스에 투자하려면 3억원의 예탁금이 있어야 하지만 다음달부터는 1억원으로 줄어들고, 6월부터는 기업의 상장 절차도 간소화된다. 또 소액투자자가 큰 부담 없이 투자할 수 있도록 코스피200 선물·옵션 거래 단위를 5분의 1로 줄인 미니 상품이 7월에 나온다. 모든 비상장 주식의 거래장터 구실을 하는 호가·체결내역 게시판(K-OTCBB)도 이달 중 개설된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이런 내용을 담은 코넥스·파생상품·장외거래 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모험자본을 공급·회수하는 코넥스의 기능을 더 활성화하기 위해 개인투자자에 대한 문호를 넓힌다. 현재 3억원인 투자자 예탁금 규모가 5월 중 규정 개정을 거쳐 1억원으로 낮아진다. 또 앞으로 나올 소액투자 전용 계좌를 활용하면 연간 3000만원까지는 예탁금 제한 없이 투자할 수 있게 된다.
2013년 출범해 벤처, 창업 초기 기업 80개가 상장돼 있는 코넥스는 그동안 높은 예탁금 규제 때문에 기관투자자와 자산가를 위한 시장으로 인식돼왔다. 이에 하루 평균 거래량이 10억8000만원에 그쳐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설립 목적을 달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상장 절차도 간소화된다. 자기자본과 매출액 등 코넥스 상장을 위한 형식적 외형 요건이 폐지되고, 코넥스 상장 예비기업 발굴과 사후 관리 등을 담당하는 지정자문인(증권사)은 현행 16곳에서 51곳으로 늘어난다. 특히 창업 초기 기업이 지정자문인 없이 상장할 수 있는 특례 제도가 도입된다.
이와 함께 파생상품시장 활성화를 위해 새 상품들이 올해 3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먼저 소액투자자들을 위해 거래단위를 낮춘 코스피200 미니 선물·옵션 상품이 7월에 나온다. 현재 코스피200 선물은 1거래단위가 약 1억3000만원이지만 미니 선물은 2600만원 수준으로 낮춰진다. 코스닥 투자에 따른 위험 관리 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코스닥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상품이 나오고, 배당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배당지수 선물과 무역 결제, 대중국 투자 등의 위험 관리를 위한 위안화 선물 상품도 상장된다.
또 모든 비상장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호가·체결내역 게시판이 27일부터 운영된다. 장외에서 주로 거래되는 75개 종목이 대상이지만 투자자 주문 등으로 증권사가 요청하면 즉시 종목이 추가된다. 증권사 6곳으로 시작한 뒤 6월까지 2~5곳이 추가로 참여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사모채권시장 활성화, 사모펀드 규제 개선, 퇴직연금의 효율적 관리, 대형 증권사 업무 범위 확대 등 15개 핵심 과제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왔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에 대한 우려가 컸다. 연태훈 한국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은 “그동안 투자자 보호를 위해 위험도가 높은 시장 진입을 억제해왔는데, 이런 규제를 풀 만큼 투자환경이 달라졌는지 의문”이라며 “투자자 보호에서 후퇴한 조처라는 것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수헌 김효진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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