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의 흐름읽기
지금 이 시간 전세계 주식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곳은 중국이다. 작년 7월 이후 주가가 배 넘게 올랐다. 최근에는 속도가 더 빨라져 하루 1~2% 상승은 얘깃거리조차 안되고 있다.
상승 동력은 둘이다. 우선 중국시장이 가지고 있는 특징 때문이다. 지난 25년간 중국 주식시장이 30배 가까이 올랐다. 주가 움직임은 지속적으로 오르는 형태보다 특정 시점에 크게 상승한 후 하락과 오랜 시간 횡보가 이어지는 형태였다. 이머징 마켓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계단식 상승과 급등락이란 특징이 중국 시장에서도 나타난 것이다. 몇몇 예를 살펴 보면 이런 특징을 쉽게 알 수 있다. 개혁개방이 본격화된 1992년의 경우 5월 20일 616이었던 주가가 닷새 만에 1420으로 130% 급등한다. 주가가 꺾인 후 하락도 상승만큼 빨랐는데, 8월부터 시작된 하락으로 3개월 만에 오르기 전 수준으로 내려왔다. 2006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경기 호황과 해외 유동성 유입으로 2년 3개월 동안 주가가 600% 넘게 올랐는데, 하락으로 바뀐 후 8개월동안 70% 가까이 떨어져 2년간의 상승분을 한꺼번에 까먹었다.
작년 하반기 후강퉁이란 재료를 매개로 시작된 상승이 시간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중국 시장의 특징인 급등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과거 예를 보면 급등이 한번 시작될 경우 주가는 버블이 터지기 직전까지 계속 상승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상승 폭은 작으면 2~3배, 많을 때에는 4배에 달했다. 반년 사이 주가가 배 가까이 올랐지만 과거 상승률에 비춰보면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중국 시장이 오랜 시간 조정을 겪은 것도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 6년 대다수 선진국 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동안에도 중국 시장은 2000대를 벗어나지 못했었다. 지금은 조정과정에서 축적된 에너지가 분출하고 있는 상황인데, 유동성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원천인 만큼 상승이 중간에 끊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주가가 오를 때까지 올라 가격 부담을 커진 후에야 비로소 조정이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중국 주가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단기 급등이 문제일 뿐, 바닥대비 상승률은 선진국보다 훨씬 낮다. 한번 상승이 시작되면 버블이 만들어질 때까지 급등하는 중국시장의 특징도 무시할 수 없다. 문제는 급등이 끝난 후다. 유동성이 상승의 원동력이고, 주가가 단기에 급등한 만큼 하락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하락률이 50%에 달할 때까지 큰 반등없이 주가가 계속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과거 중국의 주가 움직임이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금까지는 경제 펀더멘탈(거시경제지표)에 관계없이 주가가 갑자기 오른 부분이 문제가 되지 않고 있지만, 하락이 시작되면 주가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상하이 종합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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