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투자 환경 악화 속에 외국인마저 ‘팔자’로 돌아서면서 코스피지수가 7일 2100선 아래로 밀려나 전 거래일보다 13.58(0.65%) 떨어진 2091.00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오후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외국인 하루 731억원어치 순매도
4월 급등 불안심리 반영 분석
조정국면 길게는 2~3달 지속 전망도
4월 급등 불안심리 반영 분석
조정국면 길게는 2~3달 지속 전망도
박스권에서 벗어나 가파른 상승세를 탔던 코스피지수가 7일 3주 만에 다시 2100선을 내줬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6일(현지시각) “주식시장이 고평가됐다”고 경고하면서 주가가 출렁였다.
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3.58(0.65%) 내린 2091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2098.48로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는 오전 11시30분께 2067.99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14일 3년8개월 만에 박스권 상단인 2100선을 돌파한 뒤로도 상승세를 이어가다 같은 달 23일에 연중 최고치인 2173.41에 도달했다. 하지만 이후 일주일간 내리 하락하며 4월28일에는 2150선을 내줬고, 이번달로 넘어오면서 하락폭을 점차 키워왔다.
4월 급등에 대한 투자자의 불안 심리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시장에선 올해 한국 증시를 부양한 유동성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한 상태다. 지난달 15일(거래일 기준)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며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렸던 외국인들은 이날 731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등 매수세가 한풀 꺾였다. 코스피가 연중 최고점을 넘으며 외국인들이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분석과 함께, 지수가 상승하면서 한국 증시의 ‘가격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유동성을 거둬들일 금리 인상이 이미 시작됐다는 지표도 보인다. 최근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올라오자, 글로벌 채권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독일 채권(10년물) 금리는 6일(현지시각) 하루 만에 0.07%포인트 올라 0.59%를 기록했다. 지난달 20일 0.075%에서 2주일여 만에 0.515%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한국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7일에는 내렸지만, 6일까지 11일 연속 상승했다. 미국 금리인상 시기에 관한 불안도 여전히 존재하는 상태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4월 말까지 업종별로 순환매가 되면서 지수가 상승했는데, 지금은 유동성이 주춤하고 실적은 아직 올라오지 않은 공백 상태”라고 분석했다.
대외적인 불안요소도 적지 않다. 유럽에선 그리스가 반개혁 성격의 법안을 잇따라 통과시키면서 국제 채권단과의 갈등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국은 무역수지 악화로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옐런 연준 의장은 6일 국제통화기금(IMF) 워싱턴 본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주식시장이 고평가돼 잠재적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조정 국면이 짧게는 6월 실적 시즌까지, 길게는 두세달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에 유럽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여서 길어야 조정 기간은 한달 반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학균 케이디비(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투자분석부장은 “이미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봐야 한다. 하반기에 금리가 올라갈 수 있는데다 경기와 기업실적이 좋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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