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중 27곳 47명이 이용
보유주식의 47%인 8000억 규모
보유주식의 47%인 8000억 규모
코스닥 100대 기업 가운데 3분의 1은 대주주 일가가 주식담보대출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기업경영성과평가사이트 시이오(CEO)스코어는 매출 기준 코스닥 100대 기업 중 대기업 계열사를 제외한 84개 기업 주주의 주식담보대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27개(32.1%) 기업의 대주주 일가 47명이 주식담보대출을 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 47명의 주식평가액은 11일 기준 1조7020억원이었고, 이 중 47%인 8000억원가량이 담보로 잡혀 있었다.
엠케이(MK)전자 차정훈 회장의 경우 보유 지분 3.9%(평가액 58억원) 전부를 담보로 제공했고 엠에스오토텍 대주주일가는 보유 지분 46.8%(평가액 320억원) 중 99.3%가 담보 및 질권설정이 돼 있었다. 엔브이에이치코리아, 캠시스, 리드코프의 대주주 주식담보비율도 80% 이상이었다.
박주근 시이오스코어 대표는 “높은 주식담보비율은 코스닥 기업 대주주의 재정적 열악성을 드러내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유상증자나 은행 대출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을 드러내는 지표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주주 2,3세의 경우 증여세를 납부하기 위해 주식을 담보로 잡힌 경우도 있었다.
대출금을 못 갚을 경우 경영권이 흔들릴 위험도 있다. 대주주는 주식담보대출을 받아도 재산권만 담보 설정되고 의결권은 인정돼 당장은 경영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 하지만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최대주주가 변경돼 경영권을 상실할 수도 있다. 주가가 담보권 설정 이하로 폭락할 경우 금융권의 반대매매(대여금 회수)로 주가가 더 하락해 소액주주가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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