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각 뒤 주가 하락…합병 성사에 무게
엘리엇 등장 뒤 고공행진 이어가
가처분 신청냈을때 최고조 오른 뒤
우호지분 확보에 가능성 높게 본 듯
엘리엇 등장 뒤 고공행진 이어가
가처분 신청냈을때 최고조 오른 뒤
우호지분 확보에 가능성 높게 본 듯
시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성사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합병 발표 이후 두 회사의 합병비율과, 두 회사의 실제 주가 비율로 이를 살펴볼 수 있다.
지난 5월 26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계획이 발표된 날 제일모직 주가는 14.98% 오른 18만8000원, 삼성물산 주가는 14.83% 오른 6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 기대로 두 회사 모두 주가가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상승률은 비슷했고, 두 회사의 주가비율은 공시된 합병비율과 큰 차이가 없는 1:0.34였다. 그 뒤 두 종목의 주가는 소폭 등락을 반복했지만, 점차 확정된 합병비율에 수렴해 가, 약 일주일 뒤인 6월3일에는 합병비율인 1:0.35에 거의 맞춰졌다. 합병 성사 뒤 두 주식의 교환비율에 맞춰 차익거래가 일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두 회사 주가가 합병비율과 어긋난 행보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일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 반대 뜻을 밝히며 삼성물산 주식의 7.12%를 보유했다고 공시한 뒤다. 이날 삼성물산 주가는 전일 대비 10.32% 오른 6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제일모직 주가는 4.95%오른 19만1000원에 거래를 마쳐, 삼성물산 주식이 상대적으로 더 올랐다. 다음날도 두 종목의 주가가 나란히 올랐지만, 삼성물산 주가가 상대적으로 더 올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가 비율은 1:0.39까지 올랐다.
삼성물산 주식이 홀로 뛰기 시작한 것은 합병이 무산돼, 추후 합병비율이 삼성물산에 좀 더 유리하게 재산정될 가능성을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생겨났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엘리엇이 9일 합병결의 금지 가처분 소송을 낸 하루 뒤인 10일에는 삼성물산 주가가 제일모직 주가의 42%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10일 장 마감 뒤 케이씨씨(KCC)에 자사주 전량 매각을 발표한 효과가 시장에 나타난 11일, 이 비율은 다시 1:0.39까지 떨어졌다. 제일모직 주식이 0.84%오른 18만원으로 마감된 반면, 삼성물산 주식은 7.07% 떨어진 6만9700원으로 마감됐기 때문이다. 이종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물산 주가 하락 이유에 대해 “삼성물산이 자사주를 매각해 우호지분을 확보해, 시장에서 합병이 성사되리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주총회 예정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꽤 남아있어, 두 회사의 주가 비율은 앞으로도 좀 더 출렁거릴 가능성이 남아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관련영상] 1)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그리고 엘리엇 매니지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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