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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갈팡질팡 증시…여름 내내 이어질 듯

등록 2015-06-18 20:22수정 2015-06-18 20:23

이종우의 흐름읽기
주가가 힘을 못쓰고 있다. 한달 사이에 종합주가지수가 100 이상 하락했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미국시장이 6개월째 옆걸음을 하고 있고, 유럽 역시 독일 시장이 8% 넘게 하락한 데서 보듯 상태가 좋지 않다. 국내외 시장 모두가 조정에 들어간 것 같다.

그동안 상승을 감안할 때 시간상의 문제일 뿐 조정을 피하긴 어려웠다. 길게는 2009년부터 6년에 걸쳐, 짧게 보더라도 작년 11월 이후 7개월 동안 주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높은 주가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역별로도 시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있다. 미국은 경기 둔화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분기 성장률이 -0.7%를 기록했고, 이후 나온 수치들도 대부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유럽은 그리스에 발목이 잡혔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벼랑 끝 전술의 하나라 하더라도 상황이 유동적인 게 주식시장에 부담이 된다. 불확실성이 계속될 경우 시장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독일·미국·한국의 주가 지수 추이
독일·미국·한국의 주가 지수 추이
당분간 주식시장은 재료가 없고, 주식을 사려는 사람도 없어 힘을 쓰지 못하는 상태에 있을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시장이 어려울 때마다 재료가 상황을 타개하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재료의 내용이 양적 완화같이 실물 경제와 직결되는 것이어서, 영향력이 한 두 개 종목에 그치지 않고 시장 전체에 미쳤기 때문이다. 당분간 추가로 나올만한 정책 재료가 없다. 오히려 금리 인상같이 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부분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해외 시장이 약세에 빠지면서 외국인 매수가 줄었다. 시장이 조정에 들어가면 상황에 눌려 매매심리가 약해진다. 외국인도 예외가 아니다. 상반기에 외국인 매수가 9조 가까이 유입됐는데 주가 추세를 변화시키지는 못했어도 순간적으로 시장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은 했다. 당분간 그런 역할마저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지금은 주가를 올릴 힘이 없는 것만큼 밀어낼 힘도 없는 상태다. 이익 때문이다. 분기별 이익 증가액이 점차 줄어드는 데에도 불구하고, 연간 이익은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이다. 이 부분이 바닥을 작년보다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게 만드는 힘이다. 주가가 어느 쪽으로도 방향을 정하지 못하는 상황이 여름 내내 계속될 것 같다. 2분기 기업실적이 변화를 촉발할 수 있는 요인이 되겠지만, 시장 전체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시장이 힘을 못씀에 따라 중소형주 상승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전과 차이가 있다면 순환매 속도가 더 빨라지고, 화장품·바이오 같이 상승을 선도하는 업종에서도 핵심 종목과 비핵심 종목간 격차가 벌어지는 정도다.

이종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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