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1960선으로 밀린 21일 오후 서울 중구 케이이비(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코스피 종가가 표시된 대형화면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기준금리 동결 이후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되며 투자 심리가 위축돼 전 거래일보다 31.27(1.57%) 내린 1964.68로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코스피 전날보다 1.57% 하락
외국인도 다시 ‘팔자’로 돌아서
불확실성 지속·실적 악화 영향
외국인도 다시 ‘팔자’로 돌아서
불확실성 지속·실적 악화 영향
미국이 지난주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한국 증시는 상승 탄력을 받기보다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코스피지수는 직전 거래일인 18일에 견줘 31.27(1.57%) 떨어진 1964.68로 거래를 마쳤다. 18일 새벽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동결 결정이 알려진 뒤 장중 2000선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하루 만에 급락했다. 금리동결 결정 이후 18일(현지시각) 미국 다우지수와 독일 증시가 각각 1.74%와 3.06% 하락하는 등 선진국 증시가 줄줄이 하락한 영향이다. 29일 동안 순매도를 이어가다 지난 16~18일 반짝 순매수로 돌아섰던 외국인도 21일에는 다시 유가증권시장에서 192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는 이날 18일보다 1.28(0.19%) 하락한 688.9로 거래를 마쳤다.
증권 분석가들은 미국 금리동결 결정으로 인해 8월과 같은 급격한 외국인 자금유출이나 지수 하락이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증시 상승의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지도 않고 있다. 9월 연준 회의 이전만 하더라도 미국이 9월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면, 12월엔 인상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이 있어왔다. 9월에 인상하지 않더라도 시장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는 얘기다. 하지만 연준이 기자회견에서 10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한데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 저널>이 내년 1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52%에 이른다고 전망하는 등 연준 회의 이후에도 불확실성은 지속되는 모양새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악화되고 있는 것도 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증권사 자료를 취합해 집계한 코스피 251개 기업 실적 전망치 변화를 보면, 석달 전보다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6.97%,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5.87% 감소했다. 한요섭 케이디비(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국제 교역 물동량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 금리동결로 원화 절하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돼, 3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가 낮아졌다. 글로벌 증시가 금리동결을 선반영해 상승했기 때문에 추가 상승 여력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대외적으로는 연준이 이번 금리동결의 원인으로 중국 경제를 지목한 만큼, 23일 발표되는 중국 차이신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이후 전개될 중국의 재정·금융 정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0월27~28일(현지시각) 미국 연준 회의까지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이종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형주·헬스케어주 식으로 유망 업종을 고르기 어렵고, 낙폭이 큰 종목을 저가 매수해 어느 정도 오르면 파는 식의 투자가 유효해 보인다. 배당주 정도가 덜 위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일반 주식형펀드가 수익률 -2.45%, 중소형주펀드가 수익률 -7.28%를 거둔 가운데 배당주펀드는 -0.61%로 하락폭이 그나마 작았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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