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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주식·채권 쏠림 현상, 막바지 국면으로

등록 2015-09-24 20:22

이종우의 흐름읽기
미국이 기준 금리를 동결하면서 선진국 채권이 유망한 자산으로 떠올랐다. 금리 인상 시점이 늦춰졌을 뿐 아니라, 인상 속도 또한 빠르지 않을 걸로 예상돼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런 예상에 힘입어 금리 동결이 결정된 다음 날 전세계 금리가 0.1%포인트 정도 하락했다. 지금처럼 낮은 금리에서 결코 작지 않은 폭이다. 국내 금리 역시 3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인 1.6%에 근접하는 등 뚜렷하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금리 하락은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올해 2월에도 금리가 하락한 적이 있었다. 선진국이 중심이었는데, 독일 금리가 0.07%까지, 미국 금리는 1.7%까지 떨어져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럽의 양적 완화가 금리 하락의 원인이었다. 채권 매입을 통해 새로운 유동성을 공급하는 게 양적 완화의 내용이었던 만큼 금리가 반응한 것이다. 주가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채권을 통해 들어온 돈이 선진국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거란 기대가 작용한 덕분이었다.

미국 금리 동결 후 국내외 금리 하락
미국 금리 동결 후 국내외 금리 하락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앞으로 금리가 하락한다면 그 동력은 다른 자산에서 빠져 나온 돈이 선진국 채권으로 이동하는 형태일 수 밖에 없다. 통로는 두 개인데 신흥국이나 원자재에서 선진국 채권으로 자금이 이동하든지, 아니면 주식에서 와야 한다. 이미 신흥국이나 원자재에서는 많은 돈이 이탈한 만큼 선진국 금리를 크게 내릴 정도의 자금 이동이 일어나기 힘들다. 결국 상당 부분이 주식시장에서 와야 하는데 이는 올해 2월과 완전히 다른 형태다.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의 특징은 쏠림 현상이다. 어떤 자산이 괜찮다고 생각되면 가격이 적정 수준보다 훨씬 높은 곳까지 올라가고, 반대의 경우는 떨어진다. 작게는 국내 시장에서 대형주와 중소형주가 그랬고, 크게는 해외 시장에서 선진국과 신흥국 관계도 비슷했다. 미국의 금리 동결을 계기로 주식과 채권 사이에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행인 건 그런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정도가 심하지는 않을 거란 점이다. 지금은 주식과 채권 사이에 쏠림 현상이 벌어지는 시작 단계가 아니라 막바지 국면이기 때문이다. 8월에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을 쳤지만 금리는 하향 안정을 유지했다. 이런 현상은 국내와 해외 구분 없이 동일하게 나타났다. 금리 인상과 신흥국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안정자산에 대한 요구가 늘어났고, 그 대상이 채권이 된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 이미 자금의 이동이 일어난 것이다.

쏠림 현상의 반대쪽에는 역발상이 있다. 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 둔화의 많은 부분이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 자금 이동도 상당 부분 진행됐다. 만일 채권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주가가 하락한다면 매수 차원에서 시장에 접근하는 게 맞다.

이종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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