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0일 이후 한달여만에 2000선 넘어
영국·일본 정책 기대감에 글로벌 증시 상승 수혜
사드·브렉시트 불확실성 여전…2000선 안착은 ‘글쎄’
영국·일본 정책 기대감에 글로벌 증시 상승 수혜
사드·브렉시트 불확실성 여전…2000선 안착은 ‘글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를 극복하기 위한 영국과 일본의 추가 경기부양책 기대감 등으로 촉발된 글로벌 증시 상승에 한국 증시도 수혜자가 됐다. 영국은 브렉시트 진앙지이고, 일본은 엔화 초강세로 경제적 여파가 가장 컸던 나라다.
1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32(0.72%) 오른 2005.55로 거래를 마쳤다. 이번 주 들어 사흘 연속 상승이다. 이날 외국인이 514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을 주도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가 2000선을 넘은 것은 지난 6월10일 이후 처음이다.
무엇보다 브렉시트 이후 주요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되면서 글로벌 증시의 상승 동력이 됐다. 11일(현지시각) 영국에선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이 차기 총리로 확정됐고, 11일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는 아베 총리의 자민당이 압승을 거뒀다. 이에 앞으로도 아베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이 힘을 받으리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이어 13일(현지시각) 통화정책회의를 여는 영국중앙은행(BOE)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퍼지고 있다.
12일 독일(1.3%), 프랑스(1.6%), 이탈리아(2.8%) 등 유럽 증시는 줄줄이 상승했고, 13일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이번 주 들어 7.4% 오르며 브렉시트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도 올라 12일 파운드당 1.3달러선을 회복했다.
미국 증시는 이번 주 들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고쳐 쓰고 있다. 브렉시트로 미국 금리인상이 지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경제지표들은 호조를 보여 미국뿐 아니라 세계 증시 상승의 동력이 되고 있다. 여기에 한국 내부적으로는 삼성전자 실적 발표 뒤 2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져 있다.
하지만 증시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질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브렉시트의 새 뇌관으로 등장한 영국 부동산 펀드런·이탈리아발 은행 부실 불안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일본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도, 올 초에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도 엔화 가치가 급등하며 이미 신뢰성을 의심받았다. 국내적으로도 아직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무역 보복 등 경제적 위험이 판명되지 않은데다 2분기 기업 이익 상승도 삼성전자에 한정된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증권사들이 3~4분기 실적도 전년 대비 25%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경기 흐름·거시 변수를 보면 기대를 충족시키기 쉽지 않아 보인다. 하반기 실적 쇼크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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