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128조1822억원…열흘만에 사상최고치 재차 경신
저금리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헤매는 돈’이 늘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 집계를 보면, 머니마켓펀드(MMF) 잔고는 지난달 28일 128조1822억원을 기록했다. 사상최대치였던 지난달 19일 잔고 127조2744억원에서 열흘 만에 1조원 가까이 늘어나 기록을 갈아치웠다. 머니마켓펀드는 만기 1년 이내의 국·공채나 기업어음 등 단기 우량채권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자산으로 꼽힌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해, 보통 머니마켓펀드 잔고가 불어나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떠도는 돈’이 늘어난 것으로 본다.
2014년말 80조원대이던 머니마켓펀드는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심화된 지난해부터 폭발적 증가세를 보였다. 은행에 맡기기엔 금리가 너무 낮고, 주식투자를 하기에는 증시가 오랜기간 박스권에 머문 데다, 불확실성이 고조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처를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수명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머니마켓펀드 자금이 늘어난 것은 저금리 기조에 더해 7월 코스피 상승 때 차익실현을 한 투자자들의 대기성 자금이 일부 포함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참가자들 사이에 기준금리가 연내 한 번 더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채권형 펀드 설정액이 늘어난 것도 주목된다. 채권금리 하락 때 채권가격은 오른다. 금융투자협회 집계를 보면 지난달 29일 기준 국내외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107조7239억원으로 주식형 펀드(76조8318억원)를 웃돌았다. 한달 새 4879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주식형펀드에서는 1조6009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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