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소매업체의 실적 호조와 국제유가 급등으로 마감 가격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7.86포인트(0.64%) 상승한 18,613.52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 입회장에서 한 트레이더가 폐장 벨이 울리자 미소짓는 모습. 뉴욕/AFP 연합뉴스|
미국 증시 상승과 국제유가 급등에 힘입어 12일 코스피지수가 장 초반에 2060선을 찍는 등 박스권 상단 돌파의 동력을 얻을지 주목된다. 코스피지수가 2060선까지 오른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2060선을 찍은 뒤 기관이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탄력이 둔화돼 보합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2048.80)보다 5.02포인트(0.25%) 오른 2053.82로 출발했다.이후에도 꾸준히 올라 한때 2060.84을 기록해 지난해 10월29일(2064.72) 이후 처음으로 장중 한때 2060선을 넘어섰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 말고는 기관과 개인투자자가 순매도를 나타내면서 오전 11시37분 현재 2047.07로 1.73 소폭 내림세로 숨고르기에 들어가기도 했다. 전날까지 나흘째 연고점을 고쳐 쓴 상황에서 지수 부담을 느낀데다 오전중 발표된 중국의 7월 산업생산이 예상치를 밑돌자 매수세가 탄력을 잃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장 초반 코스피 훈풍은 전날 밤(11일)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동시에 사상 최고기록을 세운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는 닷컴 버블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1999년 12월 이후 1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17.86(0.64%) 상승한 1만8613.52를 기록했다. 에스엔피(S&P) 500지수도 전날보다 10.30(0.47%) 오른 2185.79에 거래를 마쳤고, 나스닥은 23.82(0.46%) 올라 5228.40으로 장을 마쳤다.
간밤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도 지수 상승을 이끄는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9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78달러(4.27%) 상승한 배럴당 43.4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다음 달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비공식 회담을 열고 유가 정상화 대책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최대 원유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저유가 대책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시사하면서 유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미국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우리나라 하반기 수출에도 청신호를 밝히는 만큼 국내 증시 상승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외국인은 702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기관도 33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개인은 767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업종 대다수가 상승하는 가운데 철강·금속(1.35%), 의료정밀(2.03%), 건설업(1.38%), 은행(1.43%), 증권(2.44%) 등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다만 정부의 누진제 완화 결정의 여파로 한국전력이 2.31% 내리는 등 전기가스업이 1.91% 하락 중이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삼성전자가 0.26% 오른 156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고, LG화학(2.29%), 기아차(0.96%) 등이 상승세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01포인트(0.14%) 오른 704.34를 나타냈다. 지수는 전날보다 1.89(0.27%) 오른 705.22로 시작해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오름세로 시작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의 가치는 전날보다 0.19% 오른 1101.55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제 관심은 코스피가 ‘2100’을 돌파할지의 여부다. 코스피지수가 상승흐름을 계속하고 있어 박스권(지수가 일정 범위 내에서 오르내리는 것) 탈출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박스권 상단을 어디로 보느냐에 따라 전망이 조금씩 엇갈리고는 있지만, 2011년 이후 2050~2150선을 보고 있기 때문에 최대 2150까지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실적이 계속 개선되고 있고 브렉시트 이후 전세계적 유동성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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