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사상최고가 경신을 눈앞에 두고 등락을 반복 중이다. 증권가에서도 추가 상승 여력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2일 전날보다 1만4000원(0.9%) 하락한 154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일에는 156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 사상최고가인 157만6000원(2013년 1월2일)의 코앞까지 치솟았다.
삼성전자 주가는 현재 올 초(120만5000원) 대비 28%가량 오른 상태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6.9% 올랐다. 삼성전자는 올해 1·2분기 연속으로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냈고, 특히 7월 초 발표된 2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대로 올라서면서 최근 사상최고가 수준까지 근접하게 됐다. 2분기에는 ‘갤럭시S7’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 부문, 가전 부문의 이익 상승률이 높았다.
실적 외에 주주환원정책과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도 주가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앞으로 3년간 1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일반적으로 주식 수를 줄여 주가 상승에 기여한다. 또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는 등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중이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주주 일가의 지분율을 높이기 위한 삼성전자의 인적분할과 더불어 삼성에스디에스(SDS)·삼성물산 등 지배주주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와의 합병에 대한 시나리오가 여전히 거론되며,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리라는 기대감도 시장에 존재하고 있다.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증권가에서는 추가 상승 기대감이 크다. 앞으로 6개월~1년 정도를 내다보고 설정하는 애널리스트(증권사 리서치센터 연구원)들의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이미 180만~190만원대까지 올라선 경우도 있다. 추가 상승이 전망되는 주요 근거는 삼성이 가진 차별화한 반도체 기술력(디램, 3D 낸드)과 하락했던 반도체 시장가격의 안정, 수요 증대 전망이다.
반대로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우선 2분기 실적 상향을 주도했던 스마트폰 부문이 3분기에는 갤럭시S7의 판매 둔화와 경쟁 제품 출시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해 이익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가전 부문은 비수기로 접어든다는 점이 지적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을 밑도는 등, 환율도 수출기업에 우호적이지 않다. 노근창 에이치엠시(HMC)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상반기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투입한 자기자본을 활용해 얼마를 벌어들였는지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 개선은 완제품의 원가와 비용 절감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개선 추세가 2017년 이후에도 이어진다고 확신할 수 없다. 3분기 실적 방향성이 확인될 때까지 박스권(주가가 일정한 범위 안에서 오르내림)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유효하다”라고 짚었다. 좀 더 멀리 내다보면 앞으로 2~3년 안에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중국의 반도체 시장 진입도 삼성전자 주가를 가늠하기 위해 지켜봐야 할 요인이다.
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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