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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이종우의 흐름읽기] 주식시장, 미 대선 영향 생각보다 적을 듯

등록 2016-09-29 15:39수정 2016-09-30 11:56

월가에서 선거와 주가에 관해 생각하고 있는 틀이 두 개 있다.

하나는 ‘선거 전에 악재 없다’.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는 상황이어서 표심을 바꿀 수 있는 악재는 가능한 한 발표를 미룬다는 것이다. 경제와 관련된 문제는 더더욱 그런데 정치 문제는 서로 논쟁할 부분이라도 있지만 경제는 고스란히 집권 세력의 책임이 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선거 전에 금리 인상조차 하지 않을 정도였다.

또 하나는 ‘민주당이 우세하면 아이티(IT)와 금융주, 공화당이 우세하면 방위산업과 에너지 관련주가 좋다’. 부시 대통령이 재임하던 8년간 유가가 20달러에서 150달러로 올라 정유회사가 막대한 이익을 거두자 이 생각이 더 확고해졌다. ‘테러와의 전쟁’으로 방위산업 관련주가 급등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됐다.

미국 대선이 5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 때까지 특별한 경제 이벤트가 없음을 고려할 때 당분간 미국 대선이 시장을 설명하는 중요 변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미국 대선은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생각보다는 제한적인 영향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역대 미국 대선 중 파장이 가장 컸던 건 2000년 대선이다. 조지 부시와 앨 고어가 맞붙었는데 선거가 끝나고 한 달간 승자를 결정하지 못했었다. 무반응으로 일관하던 주식시장도 정치적 불안이 커지자 일주일 후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한달 사이에 7.6%가 떨어졌다. ‘미국의 정치 시스템이 정말 허술하구나’ 하는 실망감이 하락의 원인이었다. 당시 주식시장이 약세 상황이어서 하락 전체가 선거 때문이었다고 볼 수 없지만 심리적 불안을 자극한 건 부인할 수 없다. 2000년은 극단적인 사례다. 보통의 경우는 이보다 영향력이 훨씬 작다. 미국이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나라이고, 선거가 정치 시스템의 하나인 만큼 선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화의 대부분이 정책에 흡수되는 게 일반적이다.

시장에서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주가가 하락할 거란 전망이 많다. 트럼프가 내놓은 정책과 접근 방식 때문에 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조세 부분을 제외하고 민주와 공화당의 경제 공약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 정치적 사건이 가지고 있는 한계까지 고려하면 선거 결과에 따른 주가 변동이 크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 한반도 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우리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되는데 민주당은 비핵화를, 공화당은 동맹국 자체 핵무장을 내세우고 있다.

정책에 의해 시장이 바뀌는 경우가 자주 있다. 오바마가 당선된 뒤 내놓은 에너지 정책으로 신재생 에너지 관련주가 상승한 거나 오바마케어를 계기로 바이오 주식이 급등한 게 대표적 사례다. 선거 과정 못지않게 결과가 나온 후 새로 꾸려지는 행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세울지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종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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