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분기 실적까지 연 4회 산출
코스피200 PER 12.7배로 낮아져
코스피200 PER 12.7배로 낮아져
상장기업들의 최신 재무실적을 반영한 투자 지표를 적용하면 한국 주식시장이 주요 외국 증시에 견줘 더욱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3일 증시 투자지표의 산출 방법을 바꿔 4일부터 발표한다고 밝혔다. 대상 지표는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로, 시장·업종·지수별로 발표한다. 주가수익비율과 주가순자산비율은 시가총액을 각각 순이익과 순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일반적으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주가 상승 여력이 높다고 판단한다. 거래소는 시장에 공표된 최신 재무실적을 반영하기 위해 전년도 사업보고서뿐만 아니라 최근의 반기·분기 보고서를 토대로 연간 4차례 지표를 산출하기로 했다.
거래소가 지난달 23일을 기준으로 기업들의 최근 4분기 실적을 누적해 반영한 결과, 코스피2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은 13.6에서 12.7로 낮아졌으며, 코스닥150 지수는 27.0에서 30.7로 높아졌다. 순이익에 견준 코스피200 지수의 비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지수를 구성하는 기업들의 가치가 시장에서 낮게 평가받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반대로 코스닥150 지수 구성 기업들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고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 주가순자산비율도 코스피200 지수는 1.11에서 1.01로 거의 청산가치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코스닥150 지수는 2.73에서 2.84로 높아졌다.
8월 말 기준 코스피2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12.6)은 주요 선진국들(21.3)은 물론 신흥국 평균(14.8)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주요국 가운데 미국(23.0)이 가장 높았고 중국(12.9)이 가장 낮았다. 주가순자산비율(1.00) 역시 선진국(2.17)과 신흥국(1.54)에 비해 낮아 시장에서 여전히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시가 대비 배당금 수준을 나타내는 배당수익률은 1.60%로 주요 선진·신흥국의 평균(2.56%)에 크게 못 미쳐 배당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대표 기업들이 실적에 걸맞게 배당을 늘리는 데 인색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최신 지표는 한국거래소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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