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최근 눈에 띄는 악재 없이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다 1일 장중 2000선이 붕괴됐다. 주요국 통화정책회의와 미국 대선을 앞둬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는 추측이 나온다. 이날 최씨가 방위산업에도 관여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방산주 주가가 줄줄이 하락하기도 했다.
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8(0.04%) 하락한 2007.39로 거래를 마쳤다. 오전 한때 2000선을 이탈하며 1990.45까지 내려간 주가는 오후 반등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장중 기준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이탈한 것은 갤럭시노트7 발화 파문으로 증시가 불안정했던 9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주부터 연속해서 하락 중이다. 지난 10월24일 2047.74에 거래를 마친 코스피지수는 10월27일을 제외하고 11월1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하락을 거듭하다 이날 장중 2000선 붕괴에 이르렀다. 종가 기준 지난주부터 1일까지 하락률은 2%가량이다.
특별한 악재는 눈에 띄지 않았다. 물론 이날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가 있었고, 2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3일 영국중앙은행(BOE) 회의 등 주요국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있고 8일에는 미국 대선이 치러질 예정이라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취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같은 기간 미국(-1.2%), 일본(+1.2%), 중국(+0.18%) 등 국외 증시는 소폭 하락하거나 상승했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기업 실적도 삼성전자 노트7 단종, 현대차 파업 등 예상된 변수 외엔 쇼크 없이 안정돼 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최근 코스피 하락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무관하지 않다는 추측이 나온다. 1일 최씨가 방위산업에도 관여한 정황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국방부와 업체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한화테크윈(-21.16%), 현대로템(-8.56%), 엘아이지(LIG)넥스원(-5%), 한국항공우주(-4.01%) 등 방위산업 관련주들이 줄줄이 하락했다. 한화테크윈 등 일부 업체는 3분기 실적도 시장 예상을 하회했지만, 실적만 원인으로 삼기엔 하락폭이 과도하다는 평가다.
이종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통상 정치적 이벤트는 한번 큰 폭 하락을 했다가 만회하는 형태로 증시에 반영되는데, 이번 사태는 정부의 힘을 계속해서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어 정책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투자심리에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