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과열종목 지정되면 다음날 공매도 거래 제한

금융위 ‘공매도·공시제도 개선방안’ 발표

앞으로 공매도 거래를 한 투자자는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다. 또 공매도가 급증하고 가격이 급락한 종목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해 다음 거래일에 공매도를 제한하는 제도도 도입된다.

금융위원회는 1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매도·공시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현대상선이 유상증자를 공시한 뒤 공매도 세력이 뛰어들어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과도한 차익을 얻었다는 비판에 따른 조처다. 또 한미약품처럼 늑장 공시로 일반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는 일을 막겠다는 취지도 있다.

구체적으로 금융위는 자본시장법을 고쳐 유상증자 기간(공시일~발행가격 결정일)에 공매도 거래를 한 투자자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을 막기로 했다. 공매도 투자자가 직접 유상증자 청약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 명의로 증자에 참여해서 주식을 양도 받는 방식도 제한한다. 이를 위반하면 5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익액의 1.5배가 5억원이 넘을 경우 그 금액에 비례한 과징금을 부과한다. 박민우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미국, 일본 등의 규제 사례를 참고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비정상적으로 공매도가 급증하는 종목은 다음 거래일 하루 동안 공매도 거래를 제한하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도 도입된다. 예를 들어 당일 공매도 거래가 거래대금의 20% 이상, 주가가 5% 이상 하락, 공매도 거래 비중이 과거 40거래일 평균보다 100% 이상 증가 등 세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다.

늑장 공시로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공시제도도 강화된다. 기술이전 등 자율공시 내용을 정정한 경우 지금까지는 다음날 오후 6시까지 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당일 오후 6시까지 공시해야 한다. 장 종료 뒤에 정정 공시 사유가 생긴 경우에는 다음날 오전 7시20분까지는 해야 한다. 또 자율공시 사항인 ‘기술이전·도입·제휴계약', ‘특허권 취득 및 양수·양도' 등은 의무공시 사항으로 바뀐다.

이정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