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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정치적 사건 장기화…주가 당분간 지지부진

등록 2016-12-01 10:28수정 2016-12-01 21:26

[이종우의 흐름읽기]
주식시장에 불안 요인이 너무 많다.

우선 국내 정치가 어떻게 될지 가늠하기 힘들다.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 심판을 시작할지, 아니면 임기 단축에 대한 협의에 들어갈지 불분명하다. 정치적 사건은 주식시장에 짧고 굵게 영향을 미치는 게 일반적이지만 그건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얘기다. 지금은 이벤트 수준을 넘어 장기화 국면에 들어가 있다. 경제에 일정 부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2004년 탄핵 때와 비교해도 비슷한 결론이 나온다. 2004년은 중국 특수가 본격화되던 때다. 성장률이 4.9%로 상황이 양호해 외부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었다. 지금은 아니다. 몇 년째 성장률이 후퇴하는 등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 둔화가 뚜렷해 지고 있다. 사안이 두 달 넘게 계속되면서 정책 집행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점도 부담이 된다.

미국에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다. 12월에 금리를 올릴 확률이 100%까지 올라갔는데, 이미 예정된 금리 인상은 중요하지 않다. 내년에 연준이 금리를 어떻게 가져갈 건지가 관심인데, 앞으로 금리 인상을 강화할 거란 단서를 얻을 경우 시장이 요동을 칠 것이다.

금리 인상 속도에 관계없이 내년에 선진국들은 지난 8년간 유지해 온 금융완화 정책을 끝낼 가능성이 높다. 목표로 했던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성장률 회복이 어려워진 이상, 낮은 금리와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다. 시중금리가 상승해 정책 대안이 줄어든 점도 부담이 된다.

이탈리아에서는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가 열린다. 부결이 될 경우 8개 은행이 파산할 거란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정치적 불안도 만만치 않다. 헌법 개정이 안 되면 이탈리아는 내년에 새로운 의회를 구성하기 위한 선거를 치러야 한다. 이 선거에서 집권당이 패배할 가능성이 높은데, 영국에 이어 이탈리아가 유럽연합에서 탈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유럽 주식과 외환 시장이 또 한번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시장 상황이 복잡한 것에 비해 주가가 너무 높다. 미국 시장이 특히 그렇다. 대선 이후 계속 올랐는데, 인프라 투자에 의한 경기 회복 기대가 과다하게 반영되고 있는 것 같다. 미국의 기업실적은 현재 주가를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좋지 않다. 자산 버블에 대한 우려도 계속되고 있어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금리를 올리는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 미국시장이 자기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하락할 경우 우리 시장도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정치적 사건은 사건 자체도 문제지만 상황이 나쁠 때 하락을 가속시키는 역할을 해 부담스럽다. 시장이 어떤 형태로 움직일지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이 당분간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지금 지수대에서 올해 시장을 마무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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