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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원유 가격 반등 못따라가는 원유펀드 왜?

등록 2016-12-26 17:27수정 2016-12-26 21:36

선물 갈아타는 과정 비용 발생…환헤지도 부담된 듯
올해 들어 국제 유가가 크게 반등했지만 원유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은 절반에도 못미쳤다.

국제 유가는 11월 이후 달러 강세라는 악재를 만났지만 석유수출국기구(오펙)의 감산 합의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다. 연초 배럴당 36.76달러였던 서부텍사스산(WTI) 원유 선물 가격은 23일 53.02달러로 44.23%나 올랐다. 하지만 원유 가격 움직임을 따라간다는 원유펀드의 수익률은 이보다 훨씬 낮았다. 서부텍사스산 원유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원유선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16.49%에 그친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을까? 전문가들은 펀드에 원유 현물이 아닌 선물을 편입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선물을 갈아타야 하는데, 선물 간 가격차로 인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란 얘기다. 현재 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들의 배럴당 가격을 보면, 2월물이 53.25달러, 3월물 54.18달러다. 만기가 늦은 선물 가격이 높은 이유는 그 기간의 금리와 보관 비용 등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또 최근처럼 유가가 반등 국면에 있으면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시장참가자들의 심리가 반영돼 만기가 많이 남은 선물일수록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

매달 선물을 다음 선물로 갈아타게 되면 연간 비용은 그만큼 늘어난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타이거원유선물 펀드는 현재 내년 1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를 보유하고 있다. 맞닿은 선물간의 가격차이가 0.5% 이상이면 다음 만기 선물이 아니라 멀찌감치 떨어진 12월물로 갈아타는 원칙에 따라서다. 하반기에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다음해 12월물로 바꿔탄다.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주식투자에서 잦은 매매로 수수료만 낭비하는 잘못을 막으려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산운용업계의 평가는 다르다. 만기가 멀리 떨어져 있는 선물일수록 현물 가격의 움직임에 둔감해 유가 반등기에는 불리하다는 것이다. 실제 유가가 바닥을 찍고 급등하던 올 2~3월께 타이거원유펀드의 수익률은 유가 상승률을 크게 밑돌았다. 반면 유가 하락기에는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이었다.

삼성자산운용도 같은 성격의 상장지수펀드(코덱스서부텍사스산원유선물)를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다른 점은 선물 가격차에 상관없이 무조건 바로 다음 만기의 선물로 갈아탄다는 점이다. 앞으로 두 펀드의 수익률 추이가 주목되는 이유다.

케이비자산운용의 ‘미국원유생산기업’ 상장지수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5.2%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원유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 원유 생산·탐사 기업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전문가들은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도 환헤지 펀드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봤다. 펀드는 일정 수준의 증거금을 계약 갱신때마다 납입해야 한다. 그런데 증거금 기준 통화가 달러여서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원화 증거금이 커진다. 이때 펀드 내 자금이 부족하면 자산을 팔게 되는 과정에서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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