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은 최근 전망치보다 낮아
내수부진·가계부채를 위험요인 꼽아
내수부진·가계부채를 위험요인 꼽아
글로벌 투자은행(IB)이 내놓은 ‘2017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평균이 2.4%로, 1년 새 0.4%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제금융센터가 취합한 자료를 보면, 최근 골드만삭스 등 10개 글로벌 투자은행은 평균적으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4%로 내다봤다. 이들이 지난해 1월에 제시한 올해 전망치는 평균 2.8%였으며, 지난해 12월 전망에서 이를 대거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전망은 우리 정부(2.6%)와 한국은행(2.5%)의 전망보다 낮은 수치다. 미국발 금리상승세와 내수 부진이 겹친 한국의 대내외 경제환경을 그만큼 좋지 않게 보았다는 의미다.
투자은행들은 대만과 홍콩, 필리핀의 올해 성장률은 0.1%포인트씩 높여 잡았다. 세 나라 모두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가 성장률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인도는 7.5%로 지난해보다 성장률이 높아지고 중국은 6.4%로 낮아질 것으로 보았다.
올해 한국 성장률을 가장 낮게 본 곳은 일본 노무라로, 전망치가 2.0%에 그쳤다. 특히 노무라는 2018년 한국 성장률이 1.7%까지 추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제이피(JP)모건 등 3곳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10개 투자은행의 평균치보다 낮은 2.3%로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1년 전보다 0.3%포인트 낮춰 잡긴 했지만 가장 높은 수치인 2.9%를 제시했다.
투자은행들은 한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CPI)이 지난해 1.0%에서 올해 1.7%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에 제시한 2.0%보다는 낮게 잡아 내수 부진에 대한 우려를 반영했다. 모건스탠리와 노무라가 물가상승률을 1.3%로 가장 낮게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소비심리 위축과 높은 가계부채를 한국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보고 있다. 수출이 최근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업 구조조정으로 고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소비 여력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20일(현지시각)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공세도 한국 경제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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