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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저신용 미 기업대출에 투자한 ‘뱅크론펀드’에 자금 쓰나미

등록 2017-01-24 17:49수정 2017-01-24 20:06

올해 23일 만에 4700억 몰려
펀드설정액 1조3천억원대로 ‘껑충’
지난해 4100억원 증가 크게 앞질러

연준 금리인상 때 수익률 오르는데다
미 경기회복 기대감 커지면서 돈몰려
투기등급 가까운 대출채권 유동화라서
기업 부도율 상승땐 수익률 급락 우려
올해 들어 ‘투기등급’에 가까운 미국 기업의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뱅크론 펀드’에 국내 자금이 급격하게 쏠리고 있다. 이 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연간 4100억원이 증가했으나, 올해 20여일 만에 4700억원이 추가로 몰렸다. 지난해 수익률이 좋았던데다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도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 자료를 보면, 국내에 출시된 뱅크론 펀드 2종의 설정액은 23일 기준으로 1조3154억원에 이르렀다. 12월말만 해도 설정액은 8427억원이었으나, 이달 들어 23일간 4727억원이 추가로 들어오면서 56%나 증가했다. 이와 같은 국외 채권형 펀드는 현재 142개 상품이 나와 있는데 평균 설정액이 435억원에 불과하다. 뱅크론 펀드 2개 상품의 설정액이 1조3천억원대에 이르렀다는 것은 대단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실제 수시입출금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를 빼면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왔다.

‘뱅크론’이란 신용등급(BBB- 이하)이 낮은 미국 기업들에 대한 은행의 대출 채권을 유동화한 상품이다. BBB- 등급이 투자 적격등급의 마지막 단계라는 점을 고려할 때 투기등급에 속하는 미국 기업들의 대출 채권도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전문가들은 이런 뱅크론에 투자하는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배경으로 저금리가 장기화한 국내 투자 환경과 더불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속화하리라는 관측이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뱅크론 펀드는 변동금리 구조로 설계돼 금리 상승기에 유리하다는 강점이 있다.

지난해 뱅크론 펀드 2개 상품의 수익률은 10% 안팎을 기록했다. 먼저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이 국내에 출시한 ‘미국금리연동펀드’는 13.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펀드에는 이달 들어서만 3323억원의 돈이 몰렸다. 국내 자산운용사인 이스트스프링이 내놓은 미국뱅크론펀드도 지난해 7.4%의 수익을 거뒀다.

하지만 뱅크론은 기본적으로 부도 위험이 있는 기업대출 채권을 기반으로 한 상품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기업들이 대출금을 연체하거나 파산하면 펀드 수익률이 떨어진다. 물론 은행이 부동산 등에서 선순위 담보를 잡고 대출했기 때문에 기업이 망해도 어느 정도 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게 펀드 운용사의 설명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자료를 보면, 미국 뱅크론 채권의 부도율은 3% 초반이며 원금 회수율은 70%에 조금 못 미친다.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탄탄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손실이 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뱅크론이 올해도 고수익을 낼 수 있을지를 두고는 의견이 갈린다. 투자은행 제이피모건은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로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친기업 성향의 정책으로 투기등급 채권의 부도율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뱅크론 투자 수익률은 5.5%로 예상했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달러 강세와 부채 증가로 시중 유동성이 나빠지면서 부도율이 올라갈 것으로 보았다. 수익률도 0.5%로 크게 낮춰 잡았다. 투자자문업계 관계자는 “뱅크론은 시장의 위험이 커질 경우 매수세가 급격히 사라지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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