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니 아이브(Jony Ive)와 팀 쿡(Tim Cook)이 iPhone XR 을 확인하고 있다. 애플 제공
주식을 1주가 아닌 ‘0.1주’나 ‘0.01주’를 살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금융사들이 자산이 덜 형성된 2030 세대의 투자를 유도하는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15일 증권업계에서는 처음으로 국외주식 ‘소수점 주식구매’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보통 주식은 1주 단위로 거래가 이뤄지지만, 소수점 주식구매는 0.1주 또는 0.01주로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국내시장이 수익을 못 내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미국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 기업의 주가가 높아 젊은 세대는 살 수 없으니, 좀 싸게 살 수 없는 방법이 없을까 해서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미국 주식 37개 종목 서비스를 시작한다. 아마존·애플·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테슬라·넷플릭스·스타벅스·블리자드 등이다. 예를 들어 약 220만원 수준의 아마존 주식을 0.01주 2만2000원으로 살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스타벅스 커피 한잔 값으로 스타벅스 주식을 살 수 있다”고 했다.
소수점 주식구매 서비스의 장점은 소액으로 글로벌 기업의 포트폴리오가 가능하다는 점도 꼽힌다. 미국 시장을 이끌고 있는 대형 기술주 이른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을 1주씩 사려면 최소 600만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소수점 주식 구매를 활용하면 6만원으로 5가지 기술주를 모두 담을 수 있다.
카카오페이도 이달 초 바로투자증권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사회초년생이나 대학생 등 자산규모가 크지 않은 서민들을 서비스 대상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소액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금융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금융사들이 젊은 세대 고객 유치에 나서는 이유는 미래 우량 고객 확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입장벽을 낮춰 자본이 적은 젊은 세대까지 주식 시장에 뛰어들게 만드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이종우 주식 칼럼니스트는 “주식은 변동성이 큰 위험에 노출되는 투자다. 2030세대는 자신의 분야에서 능력을 키우고 자산을 조금씩 축적해 가야하는 시기여서, 증권사 마케팅에 휘둘리기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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