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피자 가맹점 갑질’ 논란을 일으킨 엠피(MP)그룹이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3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심의한 결과 엠피그룹 주권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15영업일 이내에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 여부, 개선기간 부여 여부 등을 심의 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스닥시장위가 기업심사위 결정을 받아들이면 엠피그룹은 2009년 8월 우회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된 뒤 9년 만에 퇴출된다. 엠피그룹은 1990년 미스터피자 1호점을 연 뒤 꾸준히 성장해 2000년대 후반 피자업계 1위로 올라선 바 있다. 그러나 2014년부터 매출이 역성장하기 시작해 업계 1위 자리에서 밀려났고, 2016년에는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정우현 회장의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정 회장은 경비원 폭행 사건에 연루되는가 하면 탈퇴한 가맹점을 상대로 한 보복 출점과 친인척 부당 지원 등 논란까지 제기됐다. 검찰 조사결과, 정 회장은 가맹점에 치즈를 공급하는 중간에 동생 정씨가 운영하는 회사를 끼워넣어 이른바 ‘치즈 통행세’ 57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정 회장은 결국 지난해 7월 150억원대의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됐고, 엠피그룹은 거래소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지난해 1년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지만, 올해 반기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인 안진회계법인이 의견거절을 냈다.
엠피그룹은 “지난해 10월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아 다방면의 개선안을 빠짐없이 실천했다. 그럼에도 기업심사위가 상장폐지를 결정한 데 대해 무거운 심정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 코스닥시장위에서 이번 결정이 잘못됐음을 적극 해명하고 억울한 사정을 소명하는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 상장사 지위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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