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기술진흥원과 한국고용정보원은 30일 내놓은 ‘2023년 상반기 주요 업종 일자리 전망’에서 철강·반도체 부문을 일자리 ‘증가’ 분야로 꼽았다. 섬유 업종의 일자리는 ‘감소’하고, 기계·조선·전자·자동차·디스플레이·건설·금융보험 분야는 지난해 상반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전망은 각 업종별로 관련 지표의 변화를 고려한 거시 시계열 모형 분석으로 이뤄졌으며, 업계 상황, 관련 협회 및 전문가 의견을 반영했다고 두 기관은 설명했다. 분석 모형에 반영된 자료는 산업생산량, 구인자 수, 출하·생산·설비투자·기업경기 지수 등이며, 지난해 상반기에 견준 일자리 증가율이 1.5% 이상이면 ‘증가’, -1.5% 이상 1.5% 미만이면 ‘유지’, -1.5% 미만이면 ‘감소’로 분류했다.
반도체 분야의 올해 상반기 고용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천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보다 줄어들고 생산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설비투자가 이어지면서 고용이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철강 부문의 고용 증가 전망은 수출·내수가 늘어날 것이라는데 바탕을 두고 있다. 내수는 조선업종의 철강 수요 증가로, 수출은 기저효과에 따라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증가 폭은 낮아, 1.7%(2천명)로 예상됐다.
섬유업종의 일자리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1.8%(3천명)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수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유럽연합(EU) 등 주요 시장의 섬유 수요 위축에 따라 생산이 감소할 것이란 점을 근거로 들었다. 물류비 증가, 생산설비 자동화도 고용 제한 요인으로 꼽혔다.
자동차 부문 일자리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4%(6천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자동차 수요 증가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상황 개선, 신차 출시, 친환경차 수요 증가로 생산이 증가할 것이란 예상에서다. 주요 수출국의 경기 침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수출 제약 가능성, 러시아 수출 중단 같은 악재에도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한 국산차의 상품성과 고환율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로 자동차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건설업 고용은 1.1%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유지’로 분류됐지만, 인원은 2만2천명으로 많은 편이다. 건설 투자는 소폭 증가하지만 건설 수주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 및 보험 분야 고용은 0.7%(5천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외 업종별 고용 증가율 전망치는 기계 1.4%(1만1천명), 조선 1.4%(1천명), 전자 1.0%(8천명), 디스플레이 0.4%(1천명)이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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