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경영진에게 능글맞은 미소를 보냈던 직원과 이 직원을 옹호하던 직원들이 줄줄이 해고되는 사태가 일어났다고 호주 신문들이 21일 보도했다.
신문들은 멜버른에 있는 핀레이 엔지니어링社가 최근 직원 회의 도중 경영진을 향해 능글맞은 미소를 보낸 직원 등 3명이 해고됐다면서 이에 따라 이들의 해고에 항의하는 노조원들의 시위가 사장실 밖에서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 제조업 노동조합(AMWU)의 데이브 올리버 빅토리아주 사무장은 핀레이社가 2주전 쯤 한 남자를 해고한데 이어 이 남자를 옹호하던 직원 등 2명을 추가로 해고했다면서 첫 번 째 남자는 경영진에게 능글맞은 미소를 보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고 전했다.
이 회사에서 11년째 근무하다 해고된 빈스 파스쿠치는 직원회의에서 경영진을 향해 능글맞은 웃음을 웃었다는 이유로 해고된 직원을 옹호하다 자신도 해고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갚아야 할 주택 융자금이 많이 있는데다 다섯 살짜리 쌍둥이 등 어린 세 자녀를 두고 있어 해고통보를 받았을 때 눈앞이 캄캄해졌다면서 "실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해고 사유로 경영진에 대한 불경스런 태도를 들었다면서 "당장 돈이 필요한 데 언제 어디 가서 다시 직장을 구할 수 있겠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배리 터직 AMWU 산업부장은 경영진이 직원회의를 소집해 직원들에게 새로운 노사관계법이 고용주들에게 '전에 없이 막강한 권한'을 주었다는 대목을 설명하고 있을 때 문제의 직원이 손을 들어 현장에서 해고됐을 때 자신들에게는 어떤 권리가 있는지를 물으며 부적절한 미소를 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빅토리아주의 케빈 앤드루스 노사관계장관은 관계당국이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직원 해고와 관련된 정확한 내용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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