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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못다한 은행일 다시 할 수 있다니”

등록 2006-07-19 19:44

국민은행 40, 50대 다수 채용 지점 내부점검 경륜 발휘 “임금 절감용” 일부선 비판도
“은행밥 먹은지, 십수년. 구조조정과 명퇴를 거쳐 거리로 나왔다. 그런데 은행이 다시 불러준단다. 1년짜리 계약직도 좋다. 은행 일을 다시 할 수 있다면….”

국민은행은 최근 일선 영업점(지점·출장소)에 대한 내부점검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할 전문인력 108명을 뽑았다. 은행업무 10년 이상의 경력자를 뽑았는데, 40~50대 ‘올드 보이’ 1500여명이 응시했다. 15대 1의 경쟁률이다. 대부분 구조조정이나 명퇴 바람에 은행문을 나섰던 사람들이다. 합격자 중 지점장 출신이 70여명이었고 다른 은행 출신도 절반을 넘었다. 이들은 3주 간의 연수 때 새벽 1~2시까지 잠을 잊어가며 공부할 만큼 열정적이었다고 한다.

이들의 일은 일선 점포에서 규정과 지침을 제대로 지키는지 살피는 자점검사이다. 은행이 대형화되다 보니 본점 검사부가 1천개가 넘는 영업점을 일일이 챙기는데 한계가 있고, 해당 영업점의 직원한테 맡기는 자체검사는 아무래도 독립성과 전문성이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국민은행이 이같은 ‘독립 자점검사제’를 도입한 것은 올해 초부터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1차로 417명의 자점검사 인력을 뽑았는데 성과가 괜찮았다는 것이 내부 평가다. 이 은행의 김태곤 준법감시인은 “은행 노하우가 풍부한 경력자들한테 점포 2개씩을 맡기다 보니 사고예방 효과가 높아졌다”며 “오랜 경험을 살려 부실을 사전에 차단하는 경우가 많아 확대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으로서는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들 전문인력들은 1년 계약직으로 연봉이 2200만원 수준이며, 1년 뒤 평가를 거쳐 재계약 여부가 결정된다. 고령화 추세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퇴직 전문인력을 활용한다는 사회적 의미도 크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은행이 비용절감만을 노리고 ‘꼼수’를 쓴다는 지적도 있다. 은행의 핵심업무 중 하나인 검사를 계약직에게 맡기는 것은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금융노조 이승민 정책실장은 “점포가 1천여개로 늘어나면서 자검검사 인력도 따라 늘려야 하는데 정규직 대신에 비정규직을 뽑은 것”이라며 “업무의 성격을 볼 때 고도의 책임성이 요구되는 일로 계약직한테 맡기긴 곤란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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