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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음식점 최사장님 인터넷에 빠졌네

등록 2006-08-09 19:14

서울 강남구 주민들이 8일 오후 삼성2동 문화복지회관에서 ‘인터넷 기초반’ 수업을 받고 있다. 매달 180여명을 무료로 교육하는 정보화 교육 프로그램은 접수 첫날 한시간 만에 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삼성2동 문화복지회관 제공
서울 강남구 주민들이 8일 오후 삼성2동 문화복지회관에서 ‘인터넷 기초반’ 수업을 받고 있다. 매달 180여명을 무료로 교육하는 정보화 교육 프로그램은 접수 첫날 한시간 만에 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삼성2동 문화복지회관 제공
‘컴맹’ 50대 자영업자들 인터넷서 정보얻고 홍보도 다양한 무료강좌가 ‘도우미’

전주에서 작은 한식당을 하는 최아무개(56)씨는 요즘 대학생인 아들 방에 자주 들어간다. 평소엔 손도 안 댔던 컴퓨터를 하기 위해서다. 최근 갈수록 매출이 나빠지자, 정보도 얻고 식당홍보도 하려고 인터넷에 눈을 돌린 것이다. 그는 “요즘은 전단지를 돌리는 정도로는 손님이 들지 않는다”며 “막 사업 시작하는 젊은 애들은 인터넷으로 홍보도 한다는데, 어떤 건지 궁금해서 한번 배워보려 한다”고 말했다.

식당 아저씨, 신발가게 아주머니, 동네슈퍼 주인들이 인터넷 세상에 뛰어들고 있다. 컴맹세대 50대 자영업자들이 정보화 교육 강좌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대형 할인점의 확산과 경기 침체 등으로 설자리를 잃고 있는 이들에게 인터넷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공간이다.

지난해 중소기업특별위원회가 영세 자영업자 1600명을 상대로 대정부 요구사항을 조사한 결과 ‘정보화 지원’이 9.1%로 4대 요구사항에 꼽혔다. 인터넷 세상에 대한 갈증이 상당한 셈이다. 중소기업청의 소상공인진흥원 박지원(29)씨는 “최근 자영업자들이 인터넷 활용법 같은 정보화 교육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오프라인 인터넷 교육이나 온라인 재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자체 교육기관이나 사설학원의 문을 두드리는 자영업자들도 늘고 있다. 서울 중랑구 구민정보화 교육을 담당하는 박향경 강사는 “수강생 가운데 나이가 좀 드신 분들은 혹시나 가게에 도움이 될까 해서 용기를 낸 자영업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ㅈ컴퓨터 학원 강민호 강사도 “요즘은 작은 가게를 해도 인터넷을 모르면 힘든 경우가 많다”며 “정보화 기초반에 등록하는 50대 분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간단한 인터넷 교육을 거쳐 홍보용 홈페이지 전문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생활정보 포털을 이용해 민박집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이영월(63·여)씨는 “지난해 동네 초등학교에서 공짜로 인터넷을 가르쳐줬을 때 배워서 써먹고 있다”면서 “홈페이지를 보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꽤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인터넷 세상의 문턱에서 고민중인 자영업자들은 노동부와 지자체 등에서 운영하는 정보화 교육 프로그램을 두드려볼 만하다. 노동부는 연매출 4800만원 이하의 영세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정보화 교육을 제공한다. 강원전산직업전문학교 김미애 교사는 “지역 자영업자의 교육 수요가 많아 노동부에 교육장 승인 신청을 했다”며 “주로 식당이나 가게를 하면서 기본적인 인터넷 사용법을 배우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한국산업인력공단과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지자체 등이 자영업자를 위한 무료 교육을 진행중이다.

하지만 아직 프로그램 운영에는 한계가 있다. 하루 하루가 버거운 영세 자영업자들이 짬을 낼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직업학교 이종분 교무과장은 “혼자 또는 직원 한둘의 작은 가게를 하는 분들은 가게를 비우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예산이 허락한다면 교육 시간대를 좀더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송경화 인턴 기자(서울대학교 지리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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