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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40살 후 방랑, 재교육으로 막아야

등록 2006-10-25 20:21

IT족 대책없는 암담한 삶 정부·선두기업 책임감 느껴야
IT 유랑족

인터넷업계에 8년째 몸담고 있는 조아무개(36) 차장은 그동안 5번 직장을 옮겼다. 그의 현재 연봉은 3600만원 정도이다. 조 차장은 4년 뒤쯤이면 정년을 맞을 것으로 예상한다. 나이 마흔이면 회사에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다고 여기는 것이다. 직장인 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그는 40대 이후 어떻게 생활을 꾸려갈지 아직 뚜렷한 계획이 없다. 인터넷업계의 다른 30대 직장인들도 조 차장의 처지와 큰 차이가 없다. 〈한겨레〉가 정보통신업계 7년차 이상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40대 이후의 구상이 ‘막막하다’는 답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개인사업 혹은 암담=〈한겨레〉와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응답자들을 평균 나이는 36.4살이며 평균 9.4년 일해온 동안 4.3회 이직했다. 2년마다 한번씩 갈아타기를 한 경우도 있다. 또 정년을 평균 43.8살로 전망해, 앞으로 남은 직장생활이 7년도 채 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다음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개인사업’을 가장 많이 꼽았다. 34.9%(30명)가 정보기술업이나 외식사업 등을 창업할 포부를 밝혔다. 다음으로 많은 응답은 ‘계획없다’(20명)이다. 현재 일자리가 불안하지만 급변하는 환경에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갈등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보여준다. 이어 ‘전문가로 활동하겠다’는 응답이 20.9%였고, ‘프리랜서’(11.6%), ‘업종 전환’(9.3%) 등이 뒤를 이었다.

인크루트의 서미영 상무는 “정보통신업계는 회사 부도, 임금체불 등으로 비자발적 퇴직도 상당하고 업무강도가 세 이직율이 높다”며 “특히 정년이 짧다는 생각에 기회 있을 때 더 좋은 회사로 옮겨야한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다”고 밝혔다.

정부와 선두기업의 책임=정보통신산업에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열악한 근무 환경 등으로 잦은 이직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정부와 선두기업이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주일 한국기술교육대학 교수는 정보통신업계의 짧은 수명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나 회사 차원의 재교육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기술의 발전속도가 워낙 빨라 50대까지 일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40대 이상 인력은 직접 개발이 아닌 컨설턴트와 같은 관리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정부와 회사차원에서 재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교육·훈련비를 스스로 조달하기 어려운 중소업체에게는 정부 차원의 재교육 시스템이 적용되어야 한다. 영세 중소업체에 대한 법적인 보호장치도 필요하다. 김 교수는 “정보통신업계는 하도급체계가 일반화되어 있는데, 건설업에서 하청업체들이 하도급 특별법으로 보호받는 것처럼 아이티산업에서도 별도의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을 선점하고 잘 나가는 업체들이 전체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정 시장영역에서 1위를 하는 기업은 하위기업들에게 정보를 나눠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도와야한다는 것이다. 하위기업 역시 모든 서비스를 포괄하는 사업보다 ‘킬러콘텐츠’로 차별화를 시도해야 한다. 이준영 인터넷 컨설턴트는 “대기업인 삼성이 삼성경제연구소 등을 통해 자신들이 쌓은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처럼 이제는 시장에 안착한 엔에이치엔 등 1위 기업이 노하우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이정국 기자 ljh9242@hani.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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