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업종별 채용기상도
476개 기업 조사결과 채용규모 5.1% 줄어
경기회복 불투명한데다 환율·유가 등 영향
경기회복 불투명한데다 환율·유가 등 영향
‘바늘구멍 통과하기’라는 대기업 취업이 내년에는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공동으로 벌인 ‘2007년 500대 기업 일자리 기상도’ 조사결과를 보면, 응답기업 476개사의 내년 채용규모는 4만9602명으로 올해 전체 채용예상 규모(5만2123명)보다 5.1%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기업의 57.8%는 ‘내년 채용계획이 있다’고 답했으며 ‘채용계획이 없다’는 기업은 13.7%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기업은 2005년 기준 매출액 상위 500개사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18.8%), 섬유·의류(7.4%), 무역(7.3%), 자동차(4.3%) 등의 업종에서 올해보다 채용이 늘어나는 반면에, 제약업(-12.4%), 금융·보험업(-8.9%), 전기ㆍ전자(-8.6%) 등에서는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채용규모는 전기·전자가 1만6659명으로 가장 많고, 금융·보험 4965명, 건설 4325명, 아이티(IT)·정보통신 3084명, 조선·중공업 2715명, 유통 2450명, 자동차 2345명, 석유화학 2202명 등으로 집계됐다. 내년도 고용전망은 올해 고용상황과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지난해 말 대한상의가 내놓은 ‘2006년 기업 일자리 기상도’ 조사에서는, 고유가가 지속되는 불안한 상황에서도 유통, 기계철강, 건설 등에서 고용이 늘면서 500대 기업의 신규채용이 전년도보다 0.9%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이번 조사결과는 상당수 기업들이 내년 경기회복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해 신규채용 규모를 보수적으로 잡은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산업연구원을 비롯한 대다수 국책 및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4.0~4.5%선에 그치고, 경기는 상반기에 부진했다가 하반기에 다소 풀리는 ‘상저하고’형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대한상의가 최근 전국 1485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7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 결과를 보면,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내년 1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87로 집계돼, 3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대한상의의 전무 노사인력팀장은 “환율, 유가, 북한 핵실험 등으로 기업경영상의 불안요인이 커지면서 고용시장에 먹구름이 낀 상황”이라며 “아직 채용계획조차 정하지 못한 기업이 10개사 중 3개사(28.5%)에 이르는 상황이라 일자리 감소폭이 더 커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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