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취업자 중 상용근로자와 자영업자 비중
63년 이후 첫 25%대 진입…소규모업체 폐업·도산
상용근로자는 11년만에 최고수준…“고용의 질 낮아”
상용근로자는 11년만에 최고수준…“고용의 질 낮아”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이 사상 최저로 줄어든 반면, 상용 근로자 비중은 외환위기 이전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통계청 집계 결과, 올해 1분기 자영업자는 585만9천명으로 전체 취업자 2284만1300명 중 25.8%를 차지했다. 1963년 자영업자 통계를 낸 이후 최저치다. 1990년대 들어 27%대를 유지하던 자영업자 비중은 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99년 28%대까지 높아졌다가 그 뒤 줄곧 감소해 올해 25%대로 축소됐다. 외환위기 직후에는 기업과 금융회사들의 대규모 인력 감축에 따라 실직한 직장인들이 대거 개인 사업을 시작하면서 자영업 비중이 급증했다.
반면, 외환위기 직후 30% 초반까지 떨어졌던 상용 근로자(근로 계약기간 1년 이상) 비중은 올 1분기 36.8%로 증가했다. 96년 1분기의 37.3%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이다.
보통 경제가 발전하면 취업 구조에서 자영업자의 비중은 줄어들고 임금 근로자의 비중은 늘어난다. 금재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관리본부장은 “우리나라는 국민소득에 견줘 자영업자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데, 국민소득이 커질수록 자영업자 비중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추세”라며 “선진국들도 경제 발전에 따라 자영업 비중이 계속 줄어 미국의 경우 자영업자 비중은 10% 정도”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영세 자영업자들의 상당수가 임금 근로자로 전환되지 못한 채 실직 상태에 빠진다는 것이다. 올 1분기 전체 취업자 수는 2284만1300명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되레 1.98%(46만2100명) 감소했다. 이 중 자영업자 수는 3.69%(22만5800명) 줄어든 반면, 상용 근로자 수는 0.45%(3만77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임시 근로자(근로 계약기간 1개월~1년)와 일용 근로자(1개월 미만) 수도 모두 감소했다. 자영업자가 임금 근로자로 옮겨가 임금 근로자 비중이 늘어난 게 아니라, 자영업자가 실업자가 되면서 아예 취업자 통계에서 빠지게 된 것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아직까지 공급 과잉 상태에 있는 자영업의 구조조정은 중장기적으로 필요하지만, 자영업자들이 일자리를 잃은 형태로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재호 본부장도 “동네 구멍가게의 폐업으로 실직하는 사람들은 50대 이상 중장년층인데, 대형 마트가 이들을 고용하는 일은 거의 없다”며 “구조조정을 거친 영세 자영업자들이 새 직업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직업 전환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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