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 22층의 구글코리아 연구개발센터 겸 사무실은 일터인지 놀이터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시설들로 가득하다. 사진 구글코리아 제공.
구글코리아 사무실 가보니
“사무실이야, 놀이터야?”
구글은 지난 5월 구글코리아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핵심이 될 연구개발센터 직원들을 모집했고 지난 14일엔 서울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에 사무실을 열었다.
‘프로그래머들의 천국’으로 불리는 미국의 구글 본사 구글플렉스처럼 구글코리아 사무실도 색달랐다. 한국계 디자이너 데니스 황이 디자인한, 한복 이미지를 입은 구글 로고가 사무실 입구에서 방문객을 맞는다. 사무실은 독립된 여러 개의 회의실로 나뉘어져 있는데, 여느 회사에서 볼 수 있는 ‘부’나 ‘팀’ 단위의 알림판 대신 방마다 ‘집현전’ ‘조선’ ‘백합’같은 이름이 붙어 있다.
구글 안에서는 공식 직책과 팀이 거의 쓰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홍보를 책임지는 김경숙 홍보이사는 대외적 직함만 ‘이사’일 뿐, 사내에서는 미국식 이름인 ‘로이스 김’으로 불린다. 80여명의 직원은 각자의 필요에 따라 팀을 꾸려 방 안에서 일하기도 하고 홀에 나와 일을 하기도 한다. 조직과 부서로 구분되는 자리 배치는 없다. 상급자라고 해서 별도의 방이 주어지지 않는다.
사무실 곳곳엔 “여기 회사 맞아?”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시설들이 가득하다. 넓은 홀에는 포켓볼대와 스케이트보드 같은 놀이기구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커피전문점에서 볼 수 있는 에스프레소 기계가 설치되어 있는가 하면 전통차를 마실 수 있는 한옥식 다실도 있다. 항상 공짜로 무제한 제공되는 스낵 바와 음료수 냉장고도 있다. 편의점이 사무실 안에 입주해 있는 듯한 모습이다. 식사는 호텔급 케이터링 서비스가 제공되며, 자동 안마의자도 있다. 조만간 안마사를 고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런 독특한 분위기에 대해 김경숙 이사는 “직원들에게 왜 구글에서 일하는지 물어보면 모두 다 ‘즐겁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많은 직원들이 주말에도 아이들과 함께 회사에 나와 일을 한다”고 말했다. 또 바로 이것이 상장 1년만에 미국 20대 기업에 들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이라고 한다.
구글, ‘한국에선 한국법 따라야’…한국에서 숙제 많아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본사(구글플렉스) 역시 독특한 근무 환경으로 이름이 나 있다. 구글코리아도 미국 본사와 유사한 근무환경을 채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구글 코리아가 눈길을 끄는 것은 사무실 환경이라기보다 앞으로 구글이 펼칠 한국 내 사업이다. 구글은 지난해 10월 세계에 몇 안되는 R&D센터를 한국에 세우고 1천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음·SK텔레콤 등과 제휴를 통한 사업 확장도 시도하고 있다. 상당수 국내의 프로그래머들은 구글로의 이직 기회를 선망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구글코리아 연구개발센터에 지원금을 주기로 하는 등 구글의 한국내 사업을 적극 반기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한국 시장내에서 구글의 성공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 유명기업 유치라는 명문에 정부가 ‘지나친 정성’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보이고 있다. 국내 한 포털의 관계자는 “구글 투자액 중 상당액은 빌딩 임대료로 나가는 거 아니냐”며 냉소를 보내기도 했다. 구글의 고유한 검색원칙이 한국에서도 지켜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나오고 있다. 이미 한국내의 구글 홈페이지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검색바 아래 네비게이션을 달아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 김경숙 이사는 “구글의 원칙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유저(사용자)”라며 “구글의 원칙 때문에 한국내 사용자들에게 외면을 당한다면 그것은 수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코리아는 이르면 8월 말부터 검색어 인증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했다. 그동안 구글에서 성인 컨텐츠들이 무차별적으로 검색되었던 것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국내에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면 그만큼 국내법의 규제를 많이 받게 된다. 구글은 “한국내 국내법을 준수한다”라는 입장이다. 또한 저작권 문제, 개인정보 유출 피해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언제든지 문제제기를 환영하고, 토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이사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기존의 포털과 우리 구글의 서비스는 분명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국내 포털의 가해졌던 여러 규제들에 대해 구글에 대해서도 같은 잣대가 필요한 것인지는 논의를 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온라인뉴스팀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구글코리아 연구개발센터 겸 사무실. 전통차를 마실 수 있는 한옥식 다실. 사진 구글코리아 제공.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 22층의 구글코리아 연구개발센터 겸 사무실. 사진 구글코리아 제공.
구글, ‘한국에선 한국법 따라야’…한국에서 숙제 많아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본사(구글플렉스) 역시 독특한 근무 환경으로 이름이 나 있다. 구글코리아도 미국 본사와 유사한 근무환경을 채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구글 코리아가 눈길을 끄는 것은 사무실 환경이라기보다 앞으로 구글이 펼칠 한국 내 사업이다. 구글은 지난해 10월 세계에 몇 안되는 R&D센터를 한국에 세우고 1천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음·SK텔레콤 등과 제휴를 통한 사업 확장도 시도하고 있다. 상당수 국내의 프로그래머들은 구글로의 이직 기회를 선망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구글코리아 연구개발센터에 지원금을 주기로 하는 등 구글의 한국내 사업을 적극 반기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한국 시장내에서 구글의 성공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 유명기업 유치라는 명문에 정부가 ‘지나친 정성’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보이고 있다. 국내 한 포털의 관계자는 “구글 투자액 중 상당액은 빌딩 임대료로 나가는 거 아니냐”며 냉소를 보내기도 했다. 구글의 고유한 검색원칙이 한국에서도 지켜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나오고 있다. 이미 한국내의 구글 홈페이지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검색바 아래 네비게이션을 달아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 김경숙 이사는 “구글의 원칙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유저(사용자)”라며 “구글의 원칙 때문에 한국내 사용자들에게 외면을 당한다면 그것은 수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코리아는 이르면 8월 말부터 검색어 인증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했다. 그동안 구글에서 성인 컨텐츠들이 무차별적으로 검색되었던 것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국내에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면 그만큼 국내법의 규제를 많이 받게 된다. 구글은 “한국내 국내법을 준수한다”라는 입장이다. 또한 저작권 문제, 개인정보 유출 피해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언제든지 문제제기를 환영하고, 토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이사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기존의 포털과 우리 구글의 서비스는 분명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국내 포털의 가해졌던 여러 규제들에 대해 구글에 대해서도 같은 잣대가 필요한 것인지는 논의를 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온라인뉴스팀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 22층의 구글코리아 연구개발센터 겸 사무실. 사진 구글코리아 제공.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 22층의 구글코리아 연구개발센터 겸 사무실. 사진 구글코리아 제공.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 22층의 구글코리아 연구개발센터 겸 사무실. 사진 구글코리아 제공.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 22층의 구글코리아 연구개발센터 겸 사무실. 사진 구글코리아 제공.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 22층의 구글코리아 연구개발센터 겸 사무실. 사진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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