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등촌동 대한항공 인력개발센터에서 면접을 앞두고 있는 승무원 지망생들이 조금이라도 점수를 더 따기 위해 인사 연습을 하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학력·영어 뛰어나고 준비된 인력”
한국인 승무원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외국 항공사의 한국인 채용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한국인 승무원 채용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에미레이트항공은 2005년 120명에서 지난해 200명의 한국인 승무원을 뽑은 데 이어 올 상반기에만 130명을 채용했다. 승무원 채용 대행사인 ‘에이엔시인터내셔널’의 김종욱 팀장은 “에미레이트항공의 승무원은 105개 국적에 7천여명인데 한국인이 850여명으로 인원 수로 영국·오스트레일리아와 함께 1~3위를 다투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중국 항공사들은 올해 한국인을 500명 가량 뽑으려 했으나 ‘에어버스’의 초대형 항공기인 A380이 엔진 결함으로 인수가 지연되면서 못 뽑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승무원 양성학원 겸 외국계 항공사 승무원 채용 대행사인 ‘아바에어인터내셔널(아바)’의 장영신 팀장은 “카타르항공·에티아드항공 등 중동지역 항공사에서 아바를 통해 채용한 국내 승무원 인력이 2005년에 60명에 그쳤으나 올해는 상반기에만 63명이나 된다”며 “다른 나라 승무원에 비해 학력도 좋고 성실하며 영어 실력도 있어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인 승무원이 많은 항공사는 호평을 받고 있다. 중동 최대규모 항공업체인 에미레이트항공에 이어 한국인을 많이 뽑고 있는 카타르항공은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항공산업 리서치업체인 영국의 ‘스카이트랙스’사가 세계 5성급 항공사 5곳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지난 5월 스카이트랙스로부터 5성급 항공사로 인정받은 아시아나항공은 31일 이 업체로부터 북아시아 최고 항공사로 선정받았다. 대한항공도 이날 스카이트랙스로부터 이코노미클래스 최우수 항공사로 선정됐다.
외국 항공사들이 한국인 승무원을 선호하는 것은 고졸 지망생이 많은 외국에 비해 영어실력을 갖춘 고학력자들이 몰리고 있는데다 다른 나라에 없는 사설 승무원 양성학원이 수도권에만 10곳이 넘어 전문 교육과 훈련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송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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