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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세계 1위 조선업 지킨다” 자부…‘인화’ 중시

등록 2007-08-26 21:25수정 2007-08-26 23:25

올해 초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신입 사원들. 30㎞에 이르는 ‘지역사랑 걷기’ 연수 프로그램에 나선 사원들이 도중에 들른 울산 대왕암 공원에서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올해 초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신입 사원들. 30㎞에 이르는 ‘지역사랑 걷기’ 연수 프로그램에 나선 사원들이 도중에 들른 울산 대왕암 공원에서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일터살펴보기]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본사와 공장이 있는 울산에서 이 회사의 사원 복장은 일종의 신분증 구실을 한다. 또 총각 사원은 최고의 신랑감으로 꼽힌다. 594만㎡에 이르는 공장 마당에는 땅과 바다를 가리지 않고 건조 중인 선박들과 온갖 설비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현대중공업은 풍부한 창의력, 적극적 의지, 강인한 추진력으로 요약되는 이른바 ‘현대 정신’의 산실이기도 하다. 현대중공업의 탄생 설화는 유명하다. 1972년 당시 정주영 회장이 허허벌판의 울산 미포만에 세계 최고의 조선소를 짓겠다고 할 때만 해도 이를 귀담아 듣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외국 회사에서 빌린 유조선 설계도 한 장과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만을 들고 유럽을 돌아다니며 차관을 얻어내고 선박 수주까지 받아냈다. 그리고 30여년 뒤, 현대중공업은 실제로 세계 1위의 조선소로 우뚝 섰다.

현대중공업은 △조선·해양설비 △플랜트 사업 △엔진기계 △전기전자시스템 △건설장비 등 모두 6개 사업본부 체제로 운영된다. 현대중공업의 모태이자 핵심은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조선업 부문이다. 2004년에는 배는 도크에서 짓는다는 기존 상식을 뒤엎고 세계 최초로 육상건조 공법을 선보이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늘어난 매출액 7조5533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순이익은 7885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순이익을 훨씬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매출 15조, 순이익 1조5000억원 돌파도 무난해 보인다.

이런 높은 성과에 힘입어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의 보수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 연봉이 3900만원이다. 인력개발부의 한 관계자는 “대학 전공에 따른 급여 차이는 없으며, 직무에 따라 급여에 차등을 두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의 인재 개발 프로그램은 눈여겨볼 만하다. 우선 모든 대졸 신입사원은 장인혼 체험연수와 열흘간의 국외 배낭연수를 받는다. 장인혼 체험은 부서 배치에 앞서 2개월 동안 울산 공장의 선박 건조 현장에 투입돼 철판 절단과 용접을 해보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1994년부터는 신입사원들이 자율적으로 연수 계획을 짠 뒤 국외 배낭여행을 통해 세계를 보는 눈을 넓히고 ‘글로벌 마인드’를 키우도록 하고 있다.

대졸 초임 3900만원…자녀 학자금 전액 지원
‘글로벌 마인드’ 육성 역점…기업 문화 ‘남성적’


관리자급에서는 매년 부서장과 직책 과장 40여명을 선발해, 국내 3개월, 외국 대학에서 3개월 교육받는 ‘글로벌 매니저’ 과정을 운영 중이다. 임원의 경우, 외국 일류기업의 벤치마킹 연수와 유명 대학의 비즈니스 스쿨 등에 참가해 전문지식을 강화하는 한편 사업전략 수립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신입사원에서 부장 승진 때까지 최소 5~6회, 임원은 연 1회 이상, 본부장급은 연 2회 이상 국외연수 및 출장을 의무화하고 있다. 주니어 보드, 유학 지원, 예비주재원 양성제도 같은 프로그램도 갖춰져 있다.

사내 동아리 모임도 활발해, 8월 현재 봉사·취미·학습·문화·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동호회가 75개에 이른다. 사내 복지도 잘 갖춰져 있는 편이다. 국내 기업 최대 규모인 1만7500여 가구의 사원아파트를 공급해 기혼 사원의 95%가 자기 집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름 휴가철에는 울산과 경주의 휴양소 4곳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3년 이상 근속사원은 자녀들의 유아 교육부터 대학교 등록금까지 전액을 지급하고 있으며, 온 가족이 함께하는 역사·문화·스포츠 탐방 프로그램인 한마음캠프도 인기가 높다. 또 15년 이상 장기근속 사원들에게는 5년마다 부부여행 경비를 지원한다.

현재 현대중공업의 임직원은 모두 2만5000여명. 이 중 조선사업 부문만 1만2000명에 이른다. 다른 조선업체와 마찬가지로 현대중공업도 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적극적인 신규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채용 분야는 크게 사무기술직과 생산기술직으로 나뉜다. 사무직은 4년제 대졸 이상, 전문 연구원은 석사 이상의 학력을 요구한다.

생산직 채용은 수시로 이뤄지므로 평소에 채용 공고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단, 조선사업부문 생산기술직의 경우 3~6개월 과정의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을 수료해야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유태근 기술교육원장은 “업종의 특성상 현장 맞춤형 교육을 받은 인력을 곧바로 업무에 투입하는데, 올해는 인력 수요가 많아 1950명을 모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대 졸업 이하 학력 소지자로 35살 이하 남녀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

장애인 고용 현황도 법정 인원(2%)을 넘는 721명(2.8%)에 이른다. 산업재해 판정을 받은 노동자들 가운데 장해 정도가 경미한 이들의 고용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험요소가 많은 거대 장치산업이자 기계 조립산업이라는 특성 때문에 조선사업 부문의 여사원은 350여명에 불과하지만 여성 채용 쿼터제를 시행하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인지 기업문화가 남성적이고 보수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장현희 인력개발부장은 “설계에서부터 용접, 도장, 전장까지 모든 과정이 톱니바퀴처럼 맞아 진행돼야 하므로 튀는 재기보다는 인화가 강조된다”며 “그래서 생산직과 사무직의 명찰, 복장, 호칭도 통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의 최고 경영자는 민계식 ‘부회장’이다. 1989년 말 당시 정몽준 회장이 모든 경영에서 손을 떼고 최대주주로서 고문 직함만 갖고 물러나면서, 회장직을 비워둔 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중공업은 세계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할 정도로 조선산업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라고 평가하면서 “진정한 세계 1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능한 인재들을 많이 확보해 끊임없이 최고의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사업영역과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배, 이게 궁금해요

-대졸 신입 채용 때 프리젠테이션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전공 프리젠테이션은 각 전공별로 미리 제시된 3~5가지의 주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여 면접위원 앞에서 발표하게 됩니다. 회사에서는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지원자의 전공 지식의 보유 정도와 수준, 발표력, 의사전달 능력, 문제해결 능력 등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국외 지사에서 근무하기 위한 기준이나 경력은 어떻게 되나요?

=국외지사의 주재원은 보통 10년 정도의 근무 경력이 있는 직원 중에서 뽑고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서 현지 전문가를 따로 선발하기도 하지만 신입사원을 해외지사로 배치하지는 않습니다.

-대학 전공이 채용이나 직무 배치와 관련이 있나요?

=이공계의 경우 주로 조선, 기계, 전기분야 전문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인재가 많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회사의 사업분야가 다양한만큼 전공지식과 역량 또한 다양하므로,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에 부합하는 인재라면 얼마든지 도전하실 수 있습니다.

-인턴십 제도가 있다고 들었는데요?

=인턴십 제도는 올해부터 폐지됐고, 대학 3학년부터 박사 과정을 대상으로 장학생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학사는 학비보조금, 석사 이상은 등록금과 학비보조금을 지원하며, 전원 입사가 보장됩니다.

-지방 근무를 해야 하는 부서는 어떤 부서인가요?

=현대중공업은 본사가 울산입니다. 따라서 대부분 지방 근무를 하고 있다고 봐야 하겠지요. 독신자에게는 기숙사를 제공하고 있으며, 총 6개관 10동 1486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조선업계 전체 호황 매년 1만명 필요

채용공고 수시로 살펴야…비정규직 증가 추세

조선업계 기능인력 수급 전망
조선업계 기능인력 수급 전망
현대중공업뿐만 아니라 국내 조선업계 전체가 사상 유례없는 호황이 지속됨에 따라 인력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생산직 인력 부족은 심각한 수준이다. 그래서 각 업체들은 생산직 채용시기를 따로 정해두지 않고 수시로 모집하고 있다. 특히 업계 스스로 생산직과 기술인력 확보를 위해 예비취업 통로를 마련해놓고 있다. 현대중공업 계열사들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진중공업 등 6개 대형업체들은 자체 기술교육원을 두고 지난해에만 약 5천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주무현 인력수급전망팀장은 “조선업은 향후 10년은 성장 전망이 밝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수출이 늘어나 조선업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 측면에서 보면 인력수요가 많다는 얘기다. 주 팀장은 “그러나 고용 구조를 들여다보면, 생산직의 경우 고령화되어 있는데다, 업체들이 부족한 인력을 외국인 노동자들에 의존하거나 사내하도급 내지 계약직 형태를 선호함에 따라 특히 생산직의 경우 비정규직 고용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국조선협회 또한 앞으로 3년 동안 국내 조선업체의 건조량(총 t수 기준)이 올해 1950만t, 2008년 2360만t, 2009년 2470만t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물량을 소화해 내려면 해마다 1만200여명의 신규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기능인력 배출이 연간 8200여명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년 2천명 정도가 부족한 셈이다.

현대중공업은 올 상반기에 대졸 신입사원 230명을 뽑은 데 이어 하반기에도 400명을 더 채용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번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인터넷 홈페이지(recruit.hhi.co.kr)를 통해 대졸 신입사원 원서를 접수받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한국고용정보원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초 대졸 신입사원 300명을 뽑았으나 하반기에는 채용 계획이 없다. 생산직 사원 채용을 위한 교육과정인 기술교육원생은 올해 1500명을 모집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상반기에 대졸 신입사원 250명, 생산직 200명을 뽑은 데 이어, 하반기에도 대졸신입 300명, 생산직 200명을 더 뽑을 계획이다.

에스티엑스(STX)는 그룹 공채를 한 뒤 조선·팬오션(해운)·중공업·엠파코(기계)·에너지·건설 등 계열사에 배치하는데, 대졸 신입사원의 경우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500명을 또 채용할 계획이다. 한진중공업도 올해 초 대졸신입 95명 채용에 이어 9~10월께 100여명을 더 뽑는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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