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클리닉] 제3의 길 ‘기술 컨설팅’ 추천

상담 : 박지헌 커리어케어 화학팀 이사

생화학 연구지원 외길 14년 잘 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고, 14년 동안 생화학 관련 연구 지원 분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경력 관리에서 살려야 할 강점이 무엇이고 어떤 약점을 보완해야 할지, 또 앞으로의 경력 경로는 어떻게 설정해 나가야 할지 도움말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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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력 진단

대학원 졸업 뒤 국내 대표적인 식품 관련 대기업을 첫 직장으로 잡아, 기술연구소에서 연구 기획, 기술 지원, 산업재산권 관리 등의 전반적인 연구 지원 업무를 해 왔군요. 회사의 사업부 매각 때문에 유명 외국계 업체로 직장을 옮기게 되었지만, 그곳에서도 생화학사업 쪽 기술연구소의 연구지원팀장을 맡아 업무의 일관성을 유지했습니다. 지금은 소규모 업체 연구기획실로 이직해 비슷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직장인들 중에 자기 경력을 일관되게 유지해 온 경우는 생각 밖으로 흔치 않습니다. 그 때문에 전문가로 성장해 나가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을 많이 접하게 되죠. 전망 밝은 생화학 분야에서 10년 이상 옆길로 빠지지 않고 연구 지원 업무를 일관되게 수행해 왔다는 점은 높이 사 줄 만합니다. 또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영어 실력을 꾸준히 길러 오신 점도 내놓을수 있는 장점이라 하겠습니다. 최근에는 영어를 직접 사용하지 않는 직무에서조차 영어 능통자를 선호하는 추세가 두드러지기 때문입니다.

안타까운 점을 하나 꼽는다면, 이른바 ‘좋은 직장’이라는 글로벌 대기업을 그만두고 소규모 업체로 이직하신 일입니다. 물론, 기존 회사의 근무지가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지방이었던 탓에, 직장을 옮겨야 했던 상황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가족 때문에 자신의 성장을 미룰 수밖에 없었던 선택이었기에 더욱 아쉬운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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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력 제안

●대기업 이직

소규모 업체에서 근무가 길어지면 다시 대기업이나 글로벌 회사로 돌아가기가 어려워집니다. 어떤 기업이든지 외부 경력자를 영입할 때는, 선두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이들을 선호하게 됩니다. 채용시장의 현실이 그렇습니다. 자신의 경력과 나이를 생각할 때 중간관리자급 이상으로 이직을 해야겠지만, 이미 조직이 안정돼 있는 중견 이상 업체에서는 그런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또 생화학 관련 분야의 중견 기업들은 대부분 연구소를 지방에 운영하고 있습니다. 희망 근무지를 수도권으로 한정해야 하는 사정이기 때문에 큰 기업에서 일자리를 찾기는 상당히 어려워 보입니다.

●다른 중소기업 이직

연구기획, 기술지원, 산업재산권 관리 등 연구지원 업무 외에도 인사, 총무, 노무, 회계 등의 업무 경험도 갖고 있습니다. 조직이 세분화되지 않은 중소기업에서는 다방면의 경험과 지식을 갖춘 경력자를 우대합니다. 때문에 유사업종으로의 이직은 상대적으로 용이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작지만 탄탄한 중소기업에서 업무 영역을 확장해 관리자 이상으로 성장하는 길을 열어 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경우에는 연구 기획 쪽의 전문성은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하겠죠.

●제3의 길 도전

가장 권하고 싶은 분야는 기술 컨설팅 관련 업체들입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을 충분히 살릴 수 있고, 나이나 성별을 크게 따지지도 않습니다. 수도권에 위치한 바이오 관련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 중에서는 뛰어난 기술력과 탄탄한 재무 구조를 갖춘 회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기업이나 글로벌 업체들과는 달리 언론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고, 수시로 인재를 영입하기 때문에 미리 시장 조사를 해서 관심 기업을 선정해 두시는게 좋겠습니다. 꾸준히 살펴보면서 미리 지원을 해 두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상담 : 박지헌 커리어케어 화학팀 이사

‘경력 클리닉’은 독자들의 취업이나 경력 고민을 듣고 해답을 찾아나가는 공간입니다. 헤드헌팅 회사인 커리어케어가 운영하는 경력 상담 홈페이지(www.careerinside.net)의 〈한겨레〉 행사 창을 통해 상담 신청을 하시면 전문 컨설턴트들이 정성껏 조언을 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