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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복지-보상으로 ‘사람 경영’, 아이디어 샘솟게

등록 2007-09-03 11:57수정 2007-09-03 12:14

엔에이치엔(NHN)의 직원들이 지난 5월30일 용인 에버랜드에서 열린 ‘엔에이치엔 가족의 날 2007’ 행사에 참여해 즐거워하고 있다. 회사는 이날 직원을 포함한 5천여명의 행사 참가자들에게 무료 식사권과 여러 상품들을 제공하기도 했다. 엔에이치엔 제공.
엔에이치엔(NHN)의 직원들이 지난 5월30일 용인 에버랜드에서 열린 ‘엔에이치엔 가족의 날 2007’ 행사에 참여해 즐거워하고 있다. 회사는 이날 직원을 포함한 5천여명의 행사 참가자들에게 무료 식사권과 여러 상품들을 제공하기도 했다. 엔에이치엔 제공.
[일터/ NHN] 젊음 동력으로 ‘닷컴 바다’ 순항
가족·친구까지 불러 에버랜드 ‘전세’내 야유회
지난 5월30일 엔에이치엔(NHN)은 사원들은 물론 사원 가족과 친구들까지 포함해 모두 5천여명을 에버랜드로 초청해 ‘엔에이치엔 가족의 날’을 열었다. 에버랜드엔 이들만의 전용 출입구가 만들어졌다. 백지영과 에픽하이 등 유명 가수들은 이들만을 위해 마련된 콘서트에서 노래와 춤을 선사했다.

한 직원은 14명을 초청해 그만큼의 자유이용권을 받았다고 자랑하더니, 한 직원은 제 블로그에 댓바람 후기를 남겼다. “회사는 이익집단이어서 사랑, 우정으로 맺어졌던 (그동안의) 조직들과 비교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왔는데, 내가 몰랐던 것이다…하루 잘 놀자는 생각에 갔는데, 막상 가보니 회사에 대한 애정이 더 생겼다.”

수억원을 들여 에버랜드를 ‘전세낸’ 것에 버금가는 초대형 야유회를 연 것은 이 회사의 두 가지 특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엔에이치엔은 그럴 능력이 된다는 것과 엔에이치엔은 그럴 의지가 있다는 것.

직원 2022명(6월 말 기준)으로, 시가총액 9조원을 내다보는 신종 거인. 아이디어와 기술 본위의 회사만큼 ‘사람’이 밑심이 되는 곳은 없다. 엔에이치엔이 그래서 강조하는 복리나 보상은 ‘사람’을 보듬어내는 필연적 밑밥이기도 하다. 최근 한동안 최휘영 대표가 직접 ‘인사 담당’을 겸직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신입사원들의 평균 연봉은 3천만원을 웃돌고, 임직원 모두 연간 교육비로 200만원 이상을 지원받는다. 입사 3년차면 누구든 보름 가량 다녀올 수 있는 외국 배낭여행 지원 제도도 실은 재충전용이다.

다른 포털 핵심 취업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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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 전속 우선욱 간호사(인사팀)는 “사내 수유방 등 여성 복지가 특히 뛰어나다”고 말한다. 임직원 10명 가운데 4명(38%)은 여성인데, 기혼자는 국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푸르니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진가는 ‘에버랜드 야유회’에서도 볼 수 있듯, 복리 대상을 사원 개개인에서 사원의 가족 단위로 확장한 데서 찾아진다. 사원들의 직계존비속까지 무료 가입해주는 ‘가족 상해 보험’은 무엇보다 호응이 좋다. 2005년에 경력 입사한 한 간부는 “양가 부모님까지 모두 보험 지원을 받고 있어 효도하는 기쁨과 회사에 대한 자긍심이 크다”고 말한다.

엔에이치엔의 이런 기쁨은 종종 경쟁 업계의 아픔이 된다. 갈등도 많다. 이 회사 직원 전체의 평균 월급은 519만원에 이른다. 성장세를 탄 회사는 2002년께부터 급격히 몸피를 키웠는데, 경쟁적으로 인력을 충원하며 몸값도 함께 올린 결과다. 이사급만도 20여명에 이른다. 2005~2006년 회사의 절반에 가까운 900명을 새로 뽑았는데, 이 가운데 700명 이상이 경력자였다. 경쟁 회사로부터, 인재를 독식하고 지나치게 몸값을 올린다는 비판을 쉴새없이 받아야했다.

엔에이치엔으로선 대규모 수혈이 성장에 걸맞는 기업의 골격을 갖추는 데 보탬이 됐다. 채선주 홍보실장은 “외부 인사들이 경험했던 문화도 함께 가져오면서 엔에이치엔이 체계를 잡고 사회적으로도 더 성숙했다”고 말한다. 2002년부턴 인사평가체계도 틀을 잡아 나갔다. 같은 직군이라도 조직관리와 실무전문 등을 구분해 서로 다른 장기적 진로 복안을 마련하고 그에 맞는 고과를 적용받는다. 이런 과정을 통해 호흡 짧던 닷컴기업의 수명이 달라지고, 저마다의 정기퇴직도 꿈꿀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40대 여성 개발자인 이정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개발실장은 “정보기술 업계에서 회사 생활을 한 17년 동안 여기서만큼 40대 개발자들을 많이 만나 본 곳이 없다”며 “30대 말부터 이전 직장에선 언제나 최고령 개발자로 불렸는데, 여기선 나의 미래도 (전망하는 게)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직이 커질수록 드러나는 균열도 없지 않다. 엔에이치엔을 퇴사한 한 웹 기획자는 “의사 결정 과정이 점점 길어지고, 상층의 실무 책임자를 만나기가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인맥과 파벌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자율성 또한 적잖이 사라졌다는 진단이 이어진다. 최휘영 대표는 “한편으론 조직이 성장하면서 겪는 당연한 현상”이라며 “체계적 시스템 아래 자유로운 기업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런 과정을 통해 엔에이치엔만의 기업 문화가 확립될 것”이라고 말한다.

동력은 역시 ‘젊음’이다. 2000년 말 27살이던 평균 연령은 지난해 말 겨우 30살을 넘겼다. 최휘영 대표는 “회사의 조직 문화를 단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젊음’”이라며 “양복에 익숙한 경력 입사자도 하루 만에 캐주얼로 동화되는, 물리적 나이뿐 아니라 사고가 젊은 기업”이라고 소개한다. 이곳에는 고졸 출신 개발자 52명과 박사급 개발자 54명이 함께 일한다. 전체 임직원의 40% 가량은 개발자가 아닌 관리사무직군이다. 섞일 것 같지 않은 이들은 19개의 동호회를 통해 분주히 왕래한다.

사내 카페테리아에선 네이버와 한게임 등 엔에이치엔 로고로 꾸며진 팬시 상품이나 면티셔츠 등이 판매된다. 곽대현 홍보팀 과장이 웃으며 말한다. “이 면티셔츠 촌스러워서 안입을 것 같잖아요? 그런데 둘러보면 여기저기서들 입고 있어요.” 개성과 소속감의 절묘한 조화다. 최근 선보인 ‘네이버 블로그 시즌 2’는 디자이너와 기획자 몇몇이 우연히 밥을 먹다 의견이 맞아, 냅킨에 아이디어를 그려가며 처음으로 기획된 서비스였다. 젊은이들이 거대해지는 엔에이치엔의 조직 문화에 적응하고 개척하는 방식이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

이게 궁금해요

-근무 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입니다. 출근버스 14대와 저녁 7시반부터 1시간 단위로 11시30분까지 6~7대씩을 퇴근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상담·모니터 등 주야 3교대로 근무하는 인력은 자회사인 ‘NHN 서비스’ 소속입니다.

-인턴 프로그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턴으로 일하고 나면 취업하는데 어떤 도움이 있나요?

=인턴기간에 우수인력으로 검증이 되면 채용시 가산점을 줍니다. 이 밖에도 산학협력 차원에서 강원대에 품질보증(QA) 전문 인력 양성과정 개설하고, 숭실대학교에 웹개발자와 웹전문가 과정 개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거치면 입사 지원시 우대합니다.

-사원들에게 외국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주는지 궁금합니다.

=국외법인(미국, 일본, 중국)에서 사업 증가로 많은 인력이 외국에 파견 나가 근무하고 있습니다. 주재원도 현재는 많지 않지만, 점차 늘려가고 있는 중입니다. 출장 기회도 많고, 회사에서 경비로 지원하는 외국에 세미나 및 배낭여행 등의 기회도 제공됩니다.

-채용 방식은 어떤가요?

=수시 채용이 일반적입니다. 올 하반기 신입공채도 계획 중인데 입사 시기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입니다. 기술직은 필기시험-기술면접(구술)-인적성지필검사-인성면접(구술)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되지만 채용때마다 차이가 있고 디자인, 경영관리 직군 등은 또 다릅니다. 지난 2004년 홍보팀 신규 채용 때는 주어진 주제를 5분 뒤 영어로 브리핑하는 전형절차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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