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면접시험 ‘머리에 쥐날라’
‘베컴 프리킥은 왜 휠까?’ ‘FTA가 회사에 끼치는 영향은?’
단순질문에서 복합형으로
단순질문에서 복합형으로
‘베컴의 프리킥은 왜 휘어지나?’ ‘당장 문자메시지를 보내 10건 이상 답장을 받아 보라.’
요즘 기업들의 신입사원 면접을 할 때 던지는 질문이나 주문 사항들이다. 청산유수 같은 말솜씨보다 지원자의 진짜 속내를 들여다 보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14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3년 전과 올해 각각 등장한 면접질문 유형들을 비교·정리했다.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상황제시형’ 질문의 변신이다. 고객관리직 면접에서 주로 묻던 ‘고객불만이 심할 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같은 단순한 질문은 자취를 감췄다. 대신 지원자끼리 ‘고객과 상담자로 역할을 나눠 연기하라’든지, 옆 지원자에게 ‘우리회사 제품을 팔아보라’ 등 상황극을 요구하는 기업들이 많아졌다.
전공관련 질문도 응용사례를 대거나 다른 이론과의 비교를 요구하는 게 많아졌다. 베컴의 프리킥에 대한 질문을 던져 ‘마그누스 효과’를 이해하는지 평가하고, ‘시디엠에이, 티디엠에이, 에프디엠에이를 비교·설명하라’는 식으로 관련분야 지식 전반을 아우르는 문제를 낸다.
회사의 전략·사업방향 등과 개인적 경험 및 가치관을 한데 묶은 ‘조합형’ 질문의 등장도 새롭다.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 중 하나를 골라 자신의 경험과 결부시켜 말하라’, ‘회사발전을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역할과 이를 위한 비용을 계산하라’ 등이 이런 유형이다. 3년 전에는 이 두가지 항목을 따로따로 질문하는 기업들이 많았었다.
이밖에 대인관계 평가형 질문은, ‘지금 부르면 달려올 친구가 몇명인가’에서 ‘휴대전화 주소록에 몇명이 등록돼 있나’로, 프리젠테이션형 면접에서는 ‘한미 에프티에이가 우리 회사에 끼치는 영향을 설명하라’는 식으로 구체화·세분화하는 추세다.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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