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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평생직장 없는 시대 이모작 씨 뿌려둬야

등록 2007-12-09 21:42

박가열 한국고용정보원 진로교육센터 부연구위원
박가열 한국고용정보원 진로교육센터 부연구위원
단군 이래 최대 위기라며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외환위기를 겪은 지도 어느새 10년이 되었다. 일등 직장이라던 은행들이 망하고, 은행원들은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렸다. 그때 사람들은 분명한 교훈을 얻었다. 아무리 조직에 충성을 다해도 평생직장은 신화에 불과하고, 잘나가는 일자리도 한 순간에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부지런히 일한다는 뜻의 ‘근로(勤勞)’가 법률의 공식용어로 쓰일 정도로 우리 사회는 일을 권하는 문화다. 눈앞에 처자식이 어른거려도 강심장이 아니고는 정시에 퇴근하지 못한다. 칼 퇴근하는 것은 조직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기주의자들의 유별난 행동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는 평생직장의 꿈을 접어야 하는 불안한 일자리 상황에서도 자신이 속한 조직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으며 헌신하기를 이율배반적으로 요구받고 있다. 나만은 퇴출대상에서 예외일 것이라고 자기최면을 걸어보지만 결국 승진의 경력 사다리는 소수의 선택받은 자들만이 오르게 된다. 고민을 뒤로 미룬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제 숨 가쁘게 앞만 보고 달려온 40대 전후의 중장년층도 일을 둘러싼 주변 환경을 돌아볼 때가 되었다. 내가 무엇을 위해 일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 가는 바가 정해졌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진적인 일부 대기업과 공공부문에서 예고된 해고와 퇴직 대상자들을 위한 전직지원(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서비스는 청춘을 바쳐 헌신하다 떠나는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단지 몇 주 내지 몇 달간의 전직 노력으로 원하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50대로 들어서기 전에 자신의 적성에 맞는 대안의 직종을 탐색해보고, 그 분야에서 고용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근본적으로 일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일을 중심에 두고 삶의 다양한 영역과의 조화를 어떻게 이룰 수 있을 지 고민할 때가 왔다. 일과 삶의 다양한 역할을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을 때 진정으로 경쟁력 있는 성과 창출과 일자리의 지속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논과 밭을 갈지 않고, 씨를 뿌리지 않고 이모작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멋진 인생 이모작 준비를 위해 이제는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천에 옮겨야 할 때이다. 여기에 <한겨레>와 고용정보원에서 개발한 ‘중·장년층을 위한 생애경력설계 프로그램’이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박가열 한국고용정보원 진로교육센터 부연구위원 kypark@work.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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