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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이사람] “일하고픈 열성으로 장애 넘었어요”

등록 2008-01-31 19:19

‘한겨레-고용정보원 취업성공 수기’ 대상 받은 김소성씨
‘한겨레-고용정보원 취업성공 수기’ 대상 받은 김소성씨
‘한겨레-고용정보원 취업성공 수기’ 대상 받은 김소성씨
“취업문이 좁다고 다들 아우성이지만 의지를 갖고 덤벼들면 결국 열린답니다.”

교통사고로 얻은 장애를 딛고 새 직장 얻기에 성공한 김소성씨(33·사진)의 말이다. 그는 자신의 생생한 체험담을 <한겨레>와 한국고용정보원이 공동주최한 ‘제10회 취업성공수기 공모전’에 응모해 대상의 기쁨을 안았다.

김씨가 취업문을 열기까지의 과정은 여느 구직자들보다 훨씬 힘겨웠다. 2004년 여름 지원업무 중 그는 자동차에 부딪히는 큰 사고를 당했다. 혼수상태에 빠진 그가 의식을 되찾는 데만 20여일이 걸렸다. 8개월간의 입원생활을 통해 그는 두 번의 다리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그리고 2년간의 물리치료가 이어졌다. 사고로 생긴 후유증으로 말하기와 걸음걸이가 모두 불편해졌다. 끈질긴 치료로 그는 천천히 회복되어 갔지만 결국 ‘뇌병변 3급’이라는 장애진단을 받았다. “병원에서 이 정도 회복 된 것만 해도 하늘이 도운 거라고 할 정도로 큰 사고였어요.”

교통사고 후유증 ‘뇌병변 3급’ 진단
직업학교 컴퓨터설계 자격증 땄지만
나이 많아 퇴짜…진솔한 편지로 설득

몸은 회복되어 갔지만 김씨에게는 또 다른 고통이 서서히 밀려왔다. 자신의 인생을 하루아침에 망가뜨린 사람에 대한 원망과 미움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에게 해를 끼쳤던 사람이지만 그 사람을 미워할수록 거꾸로 김씨의 마음이 점점 더 고통스러워졌다. 그는 마음의 병은 가해자를 용서함으로써 비로소 치료될 수 있다고 생각을 바꿨다. 차차 마음의 평안이 찾아왔다. 이제 김씨에게 남은 일은 새로운 인생을 찾아 나서는 것이었다.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의욕에 가득 찼지만 3년간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낸 김씨가 일자리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인터넷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 노동부의 워크넷(work.go.kr)을 통해 운 좋게 한양직업전문학교를 알게 됐다. 걸음걸이가 자연스럽지 않고 말하기도 편안하지 않은 자신에게 설계분야가 꼭 맞겠다는 생각에 훈련과정을 선택했다.

김씨는 직업훈련에 두 번째 삶의 모든 것을 걸기로 결심했다. 몸이 불편하고 힘들었지만 무안에서 목포까지 지각 한 번 하지 않았고, 특강에도 빠지지 않고 참가했다. 사고로 나빠진 기억력을 두세 배의 노력으로 메워 나갔다. "컴퓨터설계(CAD) 등 자격증을 3개 따고 나니 저절로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노력은 결코 저를 버리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가 새 직장을 갖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또 있었다. 새로 직장에 들어가기에 나이가 걸림돌이 됐다. 구직 등록을 하고 몇 차례 면접을 봤지만 나이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번번이 떨어졌다. 장애는 이길 수 있었지만 세월은 그가 아무리 굳은 결심을 하더라도 해결하지 못할 문제였다. 그냥 포기할까 하는 약한 마음도 들었다.

이 때 직업훈련학교 와 목포고용지원센터 선생님들의 따뜻한 격려와 적극적인 조언이 큰 힘이 됐다. 김씨는 다시 마음을 다졌다. 선생님들의 조언을 따라 채용결정을 주저하던 회사의 사장님에게 자신이 이때까지 해 온 노력과 지금의 상황을 진솔하게 담아 전자우편을 보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그의 열성에 감동 받은 선박설계 회사 ‘카퍼 엔지니어링’에서 입사를 결정하는 소식을 알려왔다.

“열성이 재능을 이긴다는 말이 있잖아요. 누구든 취업할 수 있다는 굳은 의지를 갖고 노력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라고 김씨는 힘줘 말했다.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 객원연구원, 사진 한국고용정보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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