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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김 대리, 회사문 나서면 ‘김 과장’

등록 2008-08-05 17:55수정 2008-08-05 19:38

직장인 10%, “신뢰감 높이려” 명함직급 높여
법률회사에 다니는 노아무개(27)씨는 회사내 직급이 ‘사원’이지만 명함엔 ‘대리’라고 찍혀 있다. 직급이 낮다고 무시하는 의뢰인들 때문이다. 자주 드나들어야 하는 법원 직원들의 태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회사는 아예 대외용 직급은 실제보다 한 단계 높여 책정한다. 신입사원도 예외가 아니어서 3개월의 수습이 끝나면 대외용 주임 명함을 발급한다.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오아무개(30)씨 역시 경력으로만 보면 대리급이지만 명함에 적힌 직급은 과장이다. 외국계 회사는 매니저 아래 직급의 차이가 거의 없다. 오씨는 “업무상 우리나라 기업들을 자주 상대하다 보면 ‘직급’을 먼저 따지게 되고, ‘직급’의 높고 낮음을 권한과 신뢰의 수준으로 받아들인다”며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심정으로 대외 직급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렇듯 실제 직급을 올려 행세하는 속칭 ‘가라(가짜) 계급장’은 군대에만 있는 게 아니다. 20~30대 직장인 10명 가운데 1명은 직장내 직급과 외부 모임 등에서 쓰는 대외적인 직급이 서로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3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14.1%가 직장내 직급과 대외 직급이 다르며 그 가운데 열에 여덟은 실제 직급보다 대외 직급을 높였다고 답했다.

그 이유(중복응답)로는 신뢰감을 주기 위해(51.3%), 관례적으로 그래 와서(36.9%),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25.4%), 경력이 많게 보이려고(15.6%), 상대가 나보다 직급이 높아서(14.4%) 순이었다. 상대적으로 대외업무가 많은 경영·일반사무·영업·판매직이 연구·개발·기술·서비스직군보다 그런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상대에게 신뢰를 받게 되거나, 업무진행의 효율성을 높이는 등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답한 비율도 80.6%에 달했다.

반대로 실제보다 대외 직급을 낮춘 경우도 35.3%에 이르렀는데, 그 이유는 상대가 나보다 직급이 낮아서, 직급에 비해 나이가 어려서, 상대가 부담스러워할까봐 순이었다.

김기태 커리어 대표는 “대외적으로 신뢰감을 높이기 위해 사내외 직급을 달리 사용하는 것이 직장인들 사이에 하나의 처세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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