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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취업포털 대표 3인의 ‘취업 빙하기’ 긴급진단

등록 2009-04-16 15:08

고용위축은 내후년까지 갈수도
대기업·공기업 고집말고 내실찾아 공백기 줄여야
잡코리아·인크루트·커리어 대표 조언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고용 동향이 구직자들을 `패닉(공황)'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통계청은 3월 고용동향 발표에서 취업자 수가 19만5천명(0.8%) 감소해 외환위기 이후 최악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특히 청년 실업률은 8.8%로 2005년 2월의 9.0% 이후 최고라는 것이다. 공식 실업자 수는 1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른바 `실업자 100만 시대' 또는 `취업 빙하기'로 불리는 사상 최악의 취업난이 길게는 내후년까지 갈 수도 있을 것으로 일부 취업포털은 전망하고 있다. 채용시장이 경기를 늦게 반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럴 때일수록 구직자들은 평정심을 가지되 무작정 취업을 늦추기보다는 눈높이를 낮춰 내실있는 기업을 발굴하는 등 공백기를 줄이는 놀이는 필요하다고 채용업체들은 조언하고 있다.

16일 국내 3대 취업포털인 잡코리아와 인크루트, 커리어의 대표이사를 대상으로 ▲실업자 양산의 이유 등 전반적인 진단 ▲고용 위축은 언제까지 이어질지 ▲구직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채용기업들에 바라는 점에 대한 의견을 모아봤다.

◇ 잡코리아 김화수 대표

실업자 대량 양산의 원인은 일단 경기 악화에 따른 기업들의 채용 규모 축소를 들 수 있다. 즉. 수요측면에서의 일자리 급감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3월 고용동향에서 볼 수 있듯이 20~30대의 취업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과거 신규 졸업자 공채 위주로 이루어지던 대기업의 채용 패턴이 경력직 중심으로 급격히 전환됐다. 따라서 경력자들과 경쟁해야 하는 신규 졸업자들의 취업난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들의 고용 불안도 통계적 실업률에 많이 반영되었다고 본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2분기 증시가 예상보다 높다고 전망하고 있고, 부동산 경기도 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경기가 반짝하면서 기업들의 채용도 다소 활성화하는 분위기지만 자세히 보면 소수의 경력자 중심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업들은 경기가 좋지 않을 때 급여보다는 고용에서 더욱 보수적이다.

고용시장은 경기의 영향이 늦게 반영된다. 청년층과 신입직 고용시장이 풀리려면 경기의 불확실성이 거의 해소되는 시점이라야 한다.

고용시장이 어려울 때일수록 취업 준비생들은 높은 급여 등 괜찮은 일자리에 대한 접근보다는 자신의 고용을 유지하는 데에 주력해야 한다. 무작정 취업을 늦춘다거나 취업 공백 기간을 1년 이상 오래 유지하면 안 된다.

기업들은 채용 시 지원자가 어느 정도의 연봉을 받았는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다만, 어떤 경력을 얼마만큼 쌓아왔는지가 중요할 뿐이다.

취업이 어려울 때일수록 자신의 경력을 어떻게 이어갈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기업들은 위기관리라는 명분으로 고용 규모를 줄이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능력 있는 인재 발굴과 유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중소기업은 일자리 유지에, 대기업은 일자리 유지와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야 한다. 그러려면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기업보다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은 구직자들에게 매력 있는 일자리가 될 수 있도록 근무여건 개선 등 차별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

고교생의 80% 이상이 대학 진학을 해서 졸업 후 괜찮은 일자리를 얻고자 하지만 일자리는 그런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수급 불균형 현상이 취업난의 근본 원인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실물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국내 채용 시장도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얼마 전 상장기업 571개사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채용시장 해동기를 묻는 설문에서 `2010년 상반기'란 응답이 30.6%로 나온 바 있으며, `2011년 이후'라는 응답과 `2010년 하반기'가 각각 27.5%와 27.3%로, 3%포인트 안팎의 크지 않은 차이를 보였다.

채용 실무자들은 대부분 내년 상반기 혹은 내후년까지 고용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구직자들은 단기간에 좌절하고 구직을 단념하는 때도 있는데,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기업뿐 아니라 구직자에게도 해당한다. 어려울 때이니만큼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도 달라진다. 최근에는 채용과정에서 시련이나 위기 상황을 강한 정신력과 자신만의 전략으로 극복했던 사례를 강조하고 있다.

톡톡 튀는 인재보다는 끈기 있고 성실한 인재, 똑똑한 인재도 좋지만 충성도 높은 인재를 더 선호하고 있다.

채용시장이 심하게 요동치는 편이지만 너무 민감하기보다는 평정심을 갖고 차분히 목표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엔 기업의 채용이 복잡·다양화되고 있어 최신 정보를 얼마나 발 빠르게 받아들이고 집중적으로 준비하느냐가 중요해졌다.

지원하는 기업에 대해 서류와 필기, 면접 방식 등을 파악하고 취업 선호도가 높은 공무원과 공기업 지원자는 공공 부문에 대한 인력 감축이 현실화하고 있는 만큼 유연하게 일반 기업에 눈을 돌려보는 것도 필요하다.

어려움 속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취업에 성공한 선배들이 있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취업난이 쉽사리 풀릴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고 구직 기간을 늘이며 기다리기보다는 이번 하반기에 전력을 다해 성공한다는 각오와 자세가 필요하다.

많은 기업이 올해 채용을 준비하면서 우수 인력을 확보할 것인가, 고용 인력을 축소할 것인가로 고민하고 있다. 인재는 회사를 이끌어가는 주요 에너지다. 외환위기를 극복해서 성공한 사례처럼 `위기는 기회'이며, 호황을 대비해서 좋은 인재를 채용하고 경쟁사와 역량 차이를 둔다면 반드시 새로운 기회는 올 것으로 본다.

◇커리어 이정명 대표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가 실업자 대량 양산의 원인이다. 지속하는 경기 불황으로 기업 채산성이 악화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거나 심지어 부도를 맞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줄일 수밖에 없고 채용을 아예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취업을 희망하는 고학력 청년층 인구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여기에 대량해고로 발생한 재취업 희망 인구까지 더해져 실업자가 점점 늘고 있다.

기업이 채용을 늘리려면 경기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 커리어 조사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들은 올해 대졸 신입 채용을 예년보다 15% 정도 줄이고 대신 인턴을 10배 이상 뽑을 예정이다.

인턴은 임금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추후 정규직 전환의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이 같은 채용 시장의 흐름은 최소 1~2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업자 `100만 시대'에 취업의 문을 뚫으려면 보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대기업, 공기업 취업만 고집하기보다는 눈높이를 낮춰 규모는 작지만 내실 있고 성장 가능성이 큰 중소.중견 기업들을 발굴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초조감은 자신감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도 여유와 자신 있게 심리적 어려움을 잘 극복하는 것이 취업 성공의 밑거름이다. 실직자는 정신적인 고통 때문에 흐트러진 생활을 할 수 있다. 이는 우울증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계획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여건에 맞는 일과를 일주일 또는 한 달 단위로 세우고, 생활계획표를 작성한 뒤 맞춰 생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한, 실직자에게 주어지는 실업급여, 정부가 지원하는 다양한 재취업 지원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적지 않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채용기업들은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실업 대책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실업자가 발생하게 되면 퇴직자에게 상담이나 구직 워크숍 제공 등 재취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줌으로써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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