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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인사팀장과 절친되기] ⑬ 엔에이치엔(NHN)
“정장 아닌 벤처정신 입고 와라…‘점수’로 뽑지 않는다”

등록 2009-06-23 18:32

“정장 아닌 벤처정신 입고 와라…‘점수’로 뽑지 않는다”
“정장 아닌 벤처정신 입고 와라…‘점수’로 뽑지 않는다”





인사팀장과 절친되기
인사팀장과 절친되기
‘엔에이치엔(NHN)의 면접시험에는 정장을 입고 갈 필요가 없다?’

인터넷기업 엔에이치엔의 입사시험을 준비하는 구직자들 사이에서 흔히 벌어지는 논쟁거리다. 엔에이치엔은 공식적으로 ‘자유복장’을 권한다. 그럼에도 행여 점수가 깎일까봐 반듯한 정장차림을 고수하겠다는 구직자들도 적잖다. 이런 탓에 면접장엔 말끔한 정장차림과 캐주얼한 옷차림의 지원자들이 뒤섞인다. 정답은 뭘까?

자신을 ‘돈키호테 후손’이라며 무전여행 경험과 함께
무엇을 얻었는지 소상히 썼다. 면접을 보고 싶어지더라.
왜 검색직무에 적합한지 보여주기 위해 선후배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신뢰감을 준 지원자가 인상적이었다.

지난달 22일 경기도 분당벤처타운의 엔에이치엔 사무실에서 만난 정연훈(사진 왼쪽) 엔에이치엔 인사지원실 이사가 훈수를 뒀다. 그는 “면접관들도 자율복장으로 참석하는데, 지원자들이 딱딱한 정장차림을 고수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오히려 자신의 강점을 살린 독특한 복장으로 승부하는 지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지원자는 자신의 중국어 실력을 부각시키기 위해 전통 중국 복장 차림으로 면접에 참여했는가 하면, 채용설명회 때 나눠주는 네이버 검색창이 새겨진 티셔츠에 자신의 이름을 써서 입고 오는 이들도 있었다.

엔에이치엔은 외형적으로 대기업 수준의 성장을 일궜지만, 조직문화 등은 여전히 자율과 창의를 중시하는 벤처기업의 정신을 간직하려 하고 있다. 정 이사는 엔에이치엔 채용제도의 가장 큰 특징으로 “정답이 없는 가운데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엔에이치엔 방문에는 예비 구직자 이중원(25·한양대 연극영화과 4학년·오른쪽)씨가 함께했다.


-인재 선발에서 ‘정답이 없다’는데….

“엔에이치엔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모든 것을 다 다룰 수 있다. 포털사이트의 서비스 기획 업무가 대표적이다. 음악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서, 반드시 음대 출신이 잘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니다. 한마디로 관련된 전공학과를 찾기 어렵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정답이 없는 속에서 인재를 가려내는 경우가 많다. 인사담당자로서 고민스런 대목이기도 하다.”

-어떤 인재형을 필요로 하는지?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을 많이 갖고 있어야 하며, 실제로 현장에서 경험을 해본 이들을 선호한다. 그러나 호기심이 많은 것으로만 그쳐선 곤란하다. 사물이나 현상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들을 세상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이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꾸준히 생각해보는 게 필요하다는 뜻이다.”

-서류전형의 평가기준은 무엇인가?

“입사지원서에 토익점수를 쓰거나 학점을 쓰는 난을 아예 두지 않는다. 다만 학점이 평점 3.0을 넘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이런 점수들로 지원자들의 엔에이치엔 입사 여부를 결정하지 않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반영됐다. 철저하게 자기소개서를 위주로 평가한다. 소항목을 두지 않고 자율적으로 서술하도록 한다. 두세 줄 성의 없게 써오는 이들은 당연히 탈락한다.”


엔에치엔(NHN)의 세부 직무(신입사원 채용)
엔에치엔(NHN)의 세부 직무(신입사원 채용)
-글로벌기업인데 외국어 실력을 갖춘 이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어차피 영어를 비즈니스에서 써먹으려면 별도로 공부를 해야 한다. 단순히 회화만 잘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직원들에 대한 외국어 교육은 충분히 지원한다.”

-눈길을 끄는 자기소개서는 어떤 유형인가? 톡톡 튀는 내용이 유리한가?

“인사담당자들이 자기소개서를 일일이 프레젠테이션 모드로 띄워놓고 검토한다. 아무래도 평이하게 작성된 자기소개서는 후한 점수를 받기 어렵다. 한 지원자는 자신을 돈키호테의 후손이라면서, 무전여행을 한 경험과 그 경험을 통해서 무엇을 얻었는지를 소상히 써왔더라. 이런 지원자들은 자연스럽게 면접을 보고 싶어진다.”

-다른 대기업과 인재 선발에서 차이가 있다면?

“일반적으로 대기업들은 지원자들에 대해 일일이 점수를 매긴다. 이에 성실성과 우수한 학업성적 등만 갖춰도 입사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엔에이치엔은 일반적으로 수치화되어서 나오는 것들에 대해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 회사의 직무가 워낙 방대한데, 자신이 지원하는 직무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어야 입사가 가능하다.”

-프리테스트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지원한 직무와 관련된 기초상식과 논리력을 검증하는 논리퀴즈 등이 나온다. 네이버의 카페와 블로그의 장단점 등을 꼼꼼히 분석해보고 오는 것이 도움이 될 거다.”

-네이버의 대표카페나 파워블로그 등에 선정되면 가산점이 있나?

“우대한다. 꼭 충성도를 보자는 건 아니지만, 파워블로그로 선정이 되면 블로그 서비스에 대해 그만큼 충분한 경험을 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런 경험을 가진 지원자가 입사하면 블로그 서비스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겠나.”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다른 자격요건은?

“미국컴퓨터협회(ACM)가 주관하는 국제프로그래밍대회 수상자의 경우 서류전형이 면제된다. 한국지역 결선대회 이상에서 수상을 했다면, 1차 면접이 자동합격 처리돼 2차 면접만 보면 된다.”

-면접시험은 어떻게 치르나?

“1차 면접은 팀장급에서 지원자가 지원 직무에 대한 기본적인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직무별로 인터뷰와 프레젠테이션 등의 기법이 사용된다. 일부 직무에 대해선 토론면접도 봐야 한다. 면접을 보러 오는 당일에 주제가 제시된다. 예를 들어 인터넷 실명제에 대한 찬반토론을 벌이는 식이다. 2차 면접은 임원들이 인성 등을 평가한다.”

-면접에서 기억에 남는 지원자가 있다면?

“평범하고 상식적인 접근 대신, 자신의 열정과 의지가 고스란히 보이는 지원자들이 있다. 검색 직무에서 일하고 싶어한 어느 지원자의 경우, 자신이 엔에이치엔이 지향하는 핵심 가치에 부합되는 인재인지, 특히 검색 직무를 하는 데 적합한지 등을 검증하기 위한 나름의 데이터들을 수집해 왔다. 주변 선후배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오는 등 자신에 대한 신뢰감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하더라. 인상적이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 7월3일에 아모레퍼시픽 인사담당 임원과의 인터뷰가 예정돼 있습니다. 참가를 원하시는 구직자는 ‘인사팀장과 절친되기’ 누리집(interview.jobkorea.co.kr)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하반기에 신입사원 100여명 채용

경력사원 공채 따로 없어

1999년 설립된 엔에이치엔(NHN)은 지난해 국내 인터넷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벤처기업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무색해진 지 오래다. 급속한 성장 덕에, 직원 수도 빠르게 불어났다. 사업 설립 초기 42명에 불과했던 직원 수는 현재 3300명에 이른다. 지난해에만 신입, 경력을 포함해 1250명을 채용했다. 엔에이치엔 인사지원실의 정연훈 이사는 “올해는 대외여건에 따라 채용 규모가 예년에 비해 줄어들 것”이라며 “하반기에 100여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4년부터 신입사원과 경력사원을 공채 형태로 뽑고 있다. 경력사원도 분기별로 공채를 실시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다만 올해의 경우는 경력사원 공채가 별도로 예정돼 있지 않다. 크게 소프트웨어 개발과 아이티(IT) 서비스, 포털 및 게임기획, 디자인 등의 직무 분야로 나뉘며, 세부 직무별로 지원을 받는다. 디자인부문의 경우엔 UXDP(User Experience Design Practicum) 체험 워크숍(10박11일간 진행)을 통해서만 인턴 및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신입 및 경력사원 공채 외에도 ‘핫 포스팅’(Hot Posting)을 두어 특정 직무에 충원이 필요할 때 수시채용 공고를 내기도 한다.

채용전형은 서류전형과 프리테스트(Pre-Test), 1차 면접, 인적성검사, 2차 면접 등의 차례로 이루어진다. 경쟁률은 여느 대기업 못지않다. 100여명을 채용하는 신입사원 공채 공고가 나가면 대략 2만명가량이 지원서를 낸다. 지난해 입사한 엔에이치엔 홍보팀의 김현지씨는 “면접에서 나왔던 ‘왜 엔에이치엔이 당신을 뽑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인터넷 산업에 대한 관점을 정립한 뒤, 지원 업무에 대해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자신감 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귀띔했다.

직원들에 대한 교육 및 재충전 등의 투자도 왕성하다. 엔에이치엔은 연간 직원 1인당 평균 250만원가량의 교육투자를 하고 있다. 매일 전체 직원의 6%가량이 교육을 받고 있는 셈이다. 3년차 이상 직원에게 ‘리프레시’(Refresh) 휴가와 휴가비를 지원하며, 출퇴근 시간을 오전 10시~오후 7시로 조정하는 등 선진국형 주5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황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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