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세계경제]
“오후 6시면 퇴근을 재촉하는 방송이 나오고, 25분에는 사무실 불이 꺼진다. 이어 30분에는 건물의 출입문이 모두 잠긴다. 사전에 신청을 하더라도 잔업을 하면 벌금을 물린다.”
여성이 직원의 90% 이상인 속옷 업체 트림프 인터내셔널 재팬은 2년 전부터 잔업을 완전히 뿌리뽑았다. 아이를 키우는 여성 사원들이 눈치보지 않고 정시 퇴근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회사가 제대로 굴러가겠느냐는 우려가 많았지만 업무 효율은 오히려 나아졌다. 2004년 12월 기준으로 8분기 연속 매출과 수익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 회사 뿐 아니라 여성이 일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면 업무효율이 더 나아진다는 사례가 적지 않다. 21세기직업재단이 2003년 기업 400여곳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선, 여성 관리직을 크게 늘린 기업은 5년 전에 비해 매출액이 평균 7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성 사원이 많을수록 성장성이 높은 경향도 두드러졌다. 여성 사원의 비율이 30% 이상인 기업은 5년 전에 비해 매출액이 평균 30% 늘어난 데 비해 여성이 10% 미만인 기업의 매출액은 10%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남성을 우선시하면서 “여성은 기업의 짐”이라고 생각하는 기업은 빨리 생각을 바꾸는 게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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