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직장·취업

구체적 경험·포부 담겨야 ‘눈에 쏙’

등록 2010-09-28 17:17

자기소개서 톺아보기
자기소개서 톺아보기
[한겨레 특집] 열려라 취업문|자기소개서 톺아보기
취업 준비생들이 취업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장 먼저 맞닥뜨리게 되는 ‘관문’은 바로 자기소개서 쓰기다. 그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는 해도, 막상 자기소개서라는 틀 안에 자신의 성장배경과 경험, 장단점 등을 담으려고 하면 막막함이 앞서기 때문이다. <한겨레>는 올해 하반기 입사를 목표로 삼고 있는 대학 4학년 취업 준비생 김아무개(25)씨가 직접 쓴 자기소개서를 오규덕 인크루트 대표 컨설턴트에게 맡겨 자기소개서의 ‘처음과 끝’을 살펴봤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자기소개서 내용 가운데 일부는 익명으로 처리했다. 본문 가운데 진한 글씨는 컨설턴트의 첨삭 내용이다. 색깔 표시 부분은 컨설턴트가 특별히 강조하고픈 부분을 나타낸다.

업무관련 ‘사례’ 우선…화려한 수식만으론 ‘역효과’
과장된 목표보다 사소해도 ‘현실적 포부’ 점수얻어

1. 입사지원 동기 및 포부

○○○컨설팅은 지식으로 산업사회를 선도하여 존경받는 기업 구현에 이바지한다는 미션을 갖고 고객가치를 창조하는 기업으로서 경영학도인 저에게 꼭 일하고 싶은 기업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교사의 꿈이 있던 제가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배우면서 산업사회에서 여러 기업의 선생님이자 멘토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컨설팅에 가장 큰 매력을 느끼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컨설팅 회사인○○○컨설팅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민감하고 정확하게 반응하고, 그와 더불어 기업들을 이끄는 선도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싶은 목표가 있기에,○○○컨설팅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꼭 갖고 싶습니다. 컨설팅은 지식뿐 아니라 체력적으로도 많은 노력을 요하는 분야인데, 저는 그에 맞는 체력과 인내심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가 ‘지원동기’ 영역입니다. 지원동기에는 왜 이 기업인가, 왜 이 업종인가, 그리고 입사를 위해 무엇을 준비했는가를 작성하게 됩니다. 지원기업의 특징을 통해 ‘왜 이 기업·업종인가?’ 부분을 잘 썼습니다. 아쉬운 것은 ‘무엇을 준비했나?’입니다. 본인은 ‘체력’과 ‘인내’라고 했습니다. 이는 컨설팅 업무를 위한 소양이라기보다는, 더 일반적인 소양이 아닐까 합니다. 꼼꼼함·분석능력·컨설팅 관련 직무경험 등이 컨설팅 업무를 위해 필요한 부분입니다.]

○○○컨설팅에서 제 열정과 꿈을 꼭 키워가고 싶습니다.


[포부에 대한 내용은 없습니다. 포부는 “내가 입사했다!”라는 가정하에 작성합니다. 보통 입사 1~3년, 5년 뒤의 ‘직무 수행’ 관련 문장을 쓰게 됩니다. 그 직무 수행으로 어떤 성과를 내고 회사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를 쓰면 됩니다. 이 부분은 대부분의 지원자가 ‘거창하게, 슈퍼맨이 되어 지구를 구하는 모습’을 그리게 됩니다. 사소하지만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2. 장래계획(10년 후 나의 모습)

경영은 단지 지식적인 학문이 아니라 사례의 집합이라고 생각합니다. 땅을 깊게 파기 위해서는 처음에 넓게 파야 하듯이, 급변하고 예측이 힘든 경영 환경에서 적절한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10년 후에는 제가 갖고 있는 기업에 대한 교사이자 멘토의 목표를 위해 많은 경험을 쌓고 자기계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입니다. 여러 기업 사례 분석을 통해 간접 경험을 늘리고, 기업 컨설팅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분석력과 사건을 분석하는 시각을 넓히고 싶습니다.

[분석력과 사건을 분석하는 시각(?)이란 표현을 했는데, ‘분석력’ 대 ‘사건을 분석하는 시각’의 의미 차이를 못 느낍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든지, 분명히 다른 능력으로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그냥 이렇게 쓰면 글이 모호해지고 글자 수 늘리기 위한 글쓰기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자기계발을 통해 사회과학뿐 아니라 인문학과 같은 다른 학문 분야에도 발을 넓혀 유연하고 다각적인 지식을 갖추기 위하여 노력할 것입니다.

[10년 후의 나의 모습은 ‘구체적 직무’로 ‘눈에 잡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모습을 그려야 하는데, 끊임없이 자기계발만 하는 모습으로 비치고 있습니다. 다각적인 지식을 갖춰 ‘어떤 능력’을 발휘하고 있을 것인지를 묘사해야 합니다.]

경영환경이 변화하듯이 컨설팅의 모습도 바뀌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에 만족하기보다는 항상 진화하기 위해 노력하여 급변하는 환경을 선도하는 것이 저의 목표이자 지향점입니다.

[좋은 문장입니다. 그러나 자소서는 ‘좋은 문장, 맞는 말, 좋은 생각’을 쓰는 곳이 아닙니다. ‘나’를 세일즈하기 위한 ‘광고 전단지 속의 설명서’ 글쓰기입니다. ‘내’가 주어가 되고 직관적·현실적·구체적인 문구들로 설명해야 합니다. 지금 같은 글쓰기는 면접관이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맞는 컨설팅 모습은 어떠해야 합니까?”라고 물어볼 때, 지원자가 “잘해야 합니다!”라고 말한 것과 같습니다. ‘원론적인 답변’보다는 ‘사례가 있는 구체적 답변’으로 답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경영환경이 변화하듯이 컨설팅의 모습도 바뀌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컨설팅의 모습이 A 패턴이 많았다면, 저는 그 패턴에 알파와 베타 요인이 결합한 ‘총체적 접근’(Wholistic Approach)에 의한 컨설팅을 주도하겠습니다”와 같은 방식이 필요합니다.]

3. 특기 및 취미활동

저의 특기는 ‘스루 패스’ 입니다. 스루 패스는 축구에서 수비수와 공격수 앞으로 패스를 해주는 패스로 [기술로, ‘… 것으로’라는 단어가 좋겠습니다. ‘패스’라는 단어가 앞에 이미 쓰였습니다.] 공간을 창출하여 결정적인 기회를 마련하는 패스입니다. 정확하고 민첩한 판단을 통해 새로운 공간과 기회를 창출하는 것에서 컨설팅과 닮은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재미있는 접근이 보이는 글이지만, “저의 특기는 ‘갈비찜 하기’입니다. 취미는 ‘요리’이고요”라는 방식의 글쓰기입니다. 그리고 ‘정확하고 민첩한 판단’은 컨설팅에만 필요한 역량인가요? 다른 업무에도 필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특기와 컨설팅의 연계는 다소 억지스럽습니다.]

이러한 저의 특기와 더불어 취미는 축구입니다. 축구는 개개인의 능력뿐 아니라 팀워크가 중요한 스포츠로 11명이 유기적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큰 시너지를 창출하는 팀이 승리를 거둔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단체 스포츠를 통해 팀원 간의 협동, 시너지 창출을 위한 노력을 배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체력도 많이 기를 수 있습니다. 또한 축구를 통해 주저앉고 싶은 순간에도 인내하여 골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릴 수 있는 추진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잘 쓴 취미입니다. 또한 취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을 기술하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협동, 시너지 창출, 체력, 인내, 추진력이라는 효과를 나열한 것은 너무 과장돼 보입니다.]

4. 성장과정 및 학창시절

저희 가족의 혈액형은 모두 O형입니다. O형의 특징인 긍정적이고 활발한 분위기 속에서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O형이면 모두가 긍정적인가요? 본인이 ‘긍정적’이라고 설득하고 싶으면,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긍정적인 행동으로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에 대한 글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어린 시절 아버님의 전근으로 인해 여러 지역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적응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여행을 좋아하시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여러 지역을 경험하고 감수성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크면서 중국, 유럽, 미국 등 여러 나라를 여행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은 미국에 갔을 때 볼티모어의 ○○병원 앞 ‘○○○’라는 테이크아웃 전문점에서 일했던 경험입니다. 다양한 국가와 인종의 사람들을 상대하면서 글로벌한 감각도 키우고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도 많이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외국인 친구들도 사귀게 되었습니다.

[글로벌 감각은 두 가지를 포함합니다. 첫째, 문화의 다양성을 수용하는 능력 배양. 둘째, 외국어 실력입니다. 글로벌 감각은 중요한 역량이기에 가능하면 위 두 가지를 어떻게 가지고 있다는 경험적인 구체적 설명이 있다면 훌륭한 글이 될 수 있습니다. 기질·역량에 관한 단어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그 단어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는 과거 행동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학창시절에는 학급 임원 활동을 통해 선생님과 학우들 사이를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러한 학창시절의 경험으로 다른 사람 앞에서 명확히 의견을 제시하는 자신감과 리더십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한국우주정보소년단’ 단장 활동과 방송부 활동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과 통솔력을 배양할 수 있었습니다.

[리더십! 통솔력은 학급 임원과 단장 활동이면 반드시 갖출 수 있는 역량인가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꼭 이 역량을 기술하고 싶으면 리더십을 발휘했던 사례, 어떤 상황에서 단장으로 통솔력을 발휘했는지를 ‘반드시’ 써야 합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